예술의 본고장 프랑스에 나부낀 설치미술가 김해곤 ‘바람의 시-부표의 양면성’ 대형설치작품 3점 전시

Է:2016-10-22 15:07
:2016-10-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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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정 쉬르 마른 시청 부근에 설치된 김해곤 작가의 ‘꽃(선악화)’(6x6x7.5m). 천, 대나무, 철 구조물을 이용해 3단 구조로 만들었다.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꽃송이를 형상화했다.

11월6일까지 노정 쉬르 마른 市 초대전 ‘꽃(선악화)’ ‘달콤한 유혹’ ‘더(plus)+섹시(sexy)’ 등으로 인간의 양면성 등 메시지
프랑스 동부의 유서 깊은 도시 노정 쉬르 마른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설치됐다. 유럽 예술계 등 현지인들은 다양하고 역동적인 작품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 주인공은 노정 쉬르 마른 시의 초청으로 지난 21일(현지시간) 초대전 개막식을 가진 김해곤(51) 작가다. 2014년부터 준비한 전시로 현대설치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해곤 작가의 작품 주제는 ‘바람의 詩(poetry)–부표의 양면성’으로 ‘꽃(선악화·善惡花)’ ‘달콤한 유혹’ ‘더(plus)+섹시(sexy)’ 등 대형 설치미술 3점을 노정 쉬르 마른 시청 근처 광장에 선보였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주제 가운데 ‘부표’는 항로를 지시하거나 항해상의 위험물의 존재를 경고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물체다.
‘달콤한 유혹’(6.4x6.4x2m). 리본, FRP조형물, 철구조물로 제작한 작품으로 에덴동산의 금단열매를 먹은 아담과 이브의 초상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 자체가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중요한 부표일 수 있다. 도시 속에서 또는 인류의 삶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이면서도 늘 위험성을 도사리고 있다. 모든 사물과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선과 악, 긍정과 부정, 미와 추 등으로 구분된다.
부표는 위험물의 존재를 알리는 기능을 하지만 그 부표가 잘못된 장소에 놓이거나 방향을 다른 곳으로 가리키고 있다면 그 기능은 전혀 다른 성격으로 바뀌게 된다. 인간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양면성은 상황에 따라 선과 악의 감정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김해곤은 인간의 양면적 행태에 대한 비판을 작업으로 적시하고 있다.
프랑스 노정 쉬르 마른 시청

그의 이번 전시 주제 ‘바람의 시(poetry)-부표의 양면성’은 인간의 양면성을 바람이라는 존재와 결합하여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무형의 바람은 천과 오브제들을 나부끼게 하면서 다양한 형상과 끊임없는 생명력을 제공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과 바람이 자아내는 퍼포먼스를 발견하게 하는 재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의 첫 번째 작품 ‘꽃(선악화)’(6x6x7.5m)는 천, 대나무, 철 구조물을 이용해 3단 구조로 만들었다.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꽃송이를 형상화했다. 붉은 주조색을 이루고 있는 모뉴먼트(monument)는 위험을 알리는 표식이자 정열을 상징한다.
두 번째 작품 ‘달콤한 유혹’(6.4x6.4x2m)은 리본, FRP조형물, 철구조물로 제작한 작품으로 에덴동산의 금단열매를 먹은 아담과 이브의 초상이다. 인체 조형물 위에 감긴 색실은 옷이 벗겨지면서 아담과 이브의 몸이 누드가 되어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하단 조형작품의 붉은 색은 선악과를 상징하고 은색은 화려한 유혹을 나타낸다.
‘더(plus)+섹시(sexy)’(10x6x2m). 리본, 마네킹, 철구조물을 이용한 작품으로 아름다움 또는 자신의 과시를 극대화한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세 번째 작품 ‘더(plus)+섹시(sexy)’(10x6x2m)는 리본, 마네킹, 철구조물을 이용한 작품으로 아름다움 또는 자신의 과시를 극대화한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6점의 마네킹은 자신의 영혼과 정체성을 상실하고 관행(慣行)과 물질만을 쫓는 복제화돼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온 몸에 타투를 새긴 현대인들의 초상에는 권력과 탐욕, 명예, 권좌, 허영심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마네킹 조형작품의 하단에 있는 원형구조물은 자신만의 영역이자 배타적 세계를 의미하고, 그 주변에 놓여진 사각구조물은 끝임 없이 생성되는 유혹과 현란(眩亂)한 물질들을 상징한다.
김해곤 작가가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김해곤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부터 현재까지 15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5차례의 평면회화 개인전과 10번의 설치미술개인전을 선보였다. 이번 ‘노정 쉬르 마른 市’ 초대전은 16번째 개인전이다. 200여 회의 그룹전과 다양한 모뉴먼트 프로젝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014년 제주들불축제 기념 설치미술(새별오름 일원, 제주시), 2010년 새만금깃발축제(전북 새만금 방조제 일원), 2009년 한국박물관 100주년기념-2009박물관 대축제 설치미술전(국립중앙박물관, 서울), 2009년 “Grande Region” Art fair(Metz Expo Evenements, FRANCE), 2002년 FIFA World Cup공식문화행사 2002 Flag Art Festival-바람의 詩 기획(월드컵공원 서울시) 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8년째 총괄감독으로 기획·진행을 맡고 있는 ‘마을미술프로젝트’다.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추진한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은 ‘2016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전남 해남군 우수영 문화마을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00년 강원도 정선 삼척탄좌 광산촌에서 벌인 그의 깃발전은 지역을 문화적으로 어떻게 변모시킬지에 대한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의 작업 철학은 자연과 인간과 작품이 하나로 어우러져 긍정의 에너지를 얻고 문화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 삶의 질을 보다 높이자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개최한 이번 전시회의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작업의도가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전파돼 한국미술의 자긍심으로 기능하고 인식되기를 기대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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