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인터넷에 나도는 교보문고 5대 운영지침을 볼까요?
1.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2. 책을 한 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3. 책을 이것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4.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5. 책을 훔쳐 가더라도 도둑 취급하여 절대 망신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가 좋은 말로 타이를 것
아, 이 얼마나 너그러운 마음인가요. 각박한 현대사회에 저렇게 운영해도 될까 싶을 정도입니다. 아마 신용호 선생은 책을 팔아 얻는 이익보다는 우리 국민들이 책을 더 많이 읽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둔 것 같습니다.
네티즌들은 “존경할만한 분이네요. 감사합니다” “우리 교보문고로 갑시다!” “저도 최근 교보문고 갔는데 여전히 편하게 책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어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확인해보니 이 말씀은 신용호 선생의 자서전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랜덤하우스코리아·2006) 274페이지에서 발췌된 것입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이런 운영지침 외에도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신용호 선생의 말씀이 지금도 우리 직원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금 교보문고에서는 신용호 선생의 운영지침에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다네요.
어린이 손님에게도 존댓말을 쓰고 아무리 책을 오래 읽고 있어서 절대 눈총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책을 오랫동안 찍는 경우에는 저작권 문제 등으로 약간의 제재가 이뤄지긴 한다는군요.
인터넷에서는 또 교보문고 직원에 대한 연봉과 복지혜택이 최고 수준이라는 칭찬도 있었는데요. 교보문고 관계자는 “여성 직원이 많은 만큼 정시출퇴근과 휴직제도가 매우 발달돼 있다”면서 “출산과 함께 거의 모든 여직원이 1년 육아휴직과 3개월 출산휴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은 또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다고 느끼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용호 선생이 어떤 분인가 찾아보았습니다. 정말 존경받을만한 분이더군요.
“대산가(家)는 사대부 집안으로 전남 영암에서 대대로 거주한 집안이며 부친은 한학자이자 애국지사였다. 대산 선생의 맏형 신용국은 영암의 항일농민운동의 주동자이며 독립운동가이었다. 셋째형도 독립운동가로서 일본 동경에서 항일 학생운동에 가담하였다. 이런 연유로 항일가족으로 지목돼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대산 선생은 어려운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항일가족이란 낙인으로 정규학교 진학을 이루지 못했다. 오로지 독학으로 공부해 상당한 실력을 쌓았다. 이어 약관의 나이에 서울을 거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어린시절 모친이 손에 쥐어준 링컨전기의 책이 대산 선생의 인생을 깨우치게 했던 것처럼, 대산 선생은 우리 조국의 동량이 될 청소년에게 책을 꿈을 꾸게 하기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1981년 교보문고를 설립했다.
교보문고는 매년 적자 운영되고 있으나 대산 선생의 뜻에 따라 오늘도 가정과 학교와 사회를 연결하는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산 선생은 농촌문제 개선을 위해 91년 대산농촌문화재단을 설립했고 이듬해에는 국내 유일 순수 민간 문학재단인 대산재단을 세웠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염원해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삼았다고 하네요. 대산 선생은 98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정말 멋지죠? 이런 분이 계시니 그나마 우리 사회가 살 만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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