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SL니꼬동제련 증기폭발 8명 부상… 사고 은폐 의혹

[쿠키 사회] 최근 화재·폭발·질식사고 등이 잇따라 ‘화약고’란 오명을 쓰고 있는 울산 국가산업단지(국민일보 5월13일자 10면 보도)에서 또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LS니꼬동제련 울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사고가 발생해 8명이 다쳤다. 이 회사는 이 사실을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사고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3일 오전 8시50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 LS니꼬동제련 울산공장 제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허모(33)씨가 얼굴에 1~2도 화상을 입고 부산 하나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김모(30)씨 등 7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해 울산과 부산의 병원으로 나눠 이송됐다.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제련2공장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중 구리물이 흐르는 탕로 끝 부분에서 폭발이 발생해 부상했다. 사고가 난 제련2공장은 광석과 황산을 녹여 구리를 만드는 공정을 갖추고 있다.

소방당국은 냉각수가 유입되면서 수증기가 폭발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LS니꼬동제련은 사고가 발생하자 인근 온산소방서에 구급 출동 요청만 했을뿐 폭발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신고하지 않았다.

울산 소방당국 관계자는 “LS니꼬 측에서 오전 8시50분쯤 119에 화상환자가 발생했으니 구급차를 보내달라고만 요청했다”며 “신속히 구급차만 출동시켜 환자를 이송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그러나 사고 발생 1시간 뒤인 오전 9시55분 울주군으로부터 사고발생 사실을 통보받고 곧장 현장에 출동해 오전 10시부터 사고 현황 및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폭발사고가 발생하면 소방서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며 “회사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사고가 발생한 제련2공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LS니꼬 울산공장은 제련2공장의 생산능력이 전체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사고로 인해 생산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S니꼬동제련 울산공장은 협력업체 직원에게 황산에 노출되는 작업을 시키면서도 안전보호 장비도 지급하지 않고 작업을 시킨 것으로 드러나 지난 3월 울산지검으로부터 벌금 70만원으로 약식기소된 바 있다.

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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