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잃은 단기 부동자금 2013년 사상 첫 700조 돌파

지난해 단기 부동자금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사상 처음 7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기 부동자금이 712조8854억원에 달했다고 16일 밝혔다. 단기 자금은 2008년 말 540조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2009년 말 647조원으로 1년 만에 100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어 2010년 말 653조원, 2011년 말 650조원, 2012년 말 666조원으로 소폭의 증가·감소세를 번갈아 보이다가 지난해 50조원 가까운 급증을 기록했다.

단기부동자금이란 저축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 요구불예금, 정기예금(6개월 미만),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시장성수신(양도성예금증서+표지어음+환매조건부채권), 단기채권형펀드, 고객예탁금 등 금융사에 맡겨진 1년 미만의 수신성 자금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단기 부동자금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저금리와 자본시장 침체로 돈이 들어갈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 예·적금 상품에서 3%대 금리를 거의 찾을 수 없으며 주식 시장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올해에도 주식시장 침체는 이어져 지난해 말 2011.34인 코스피지수는 이달 14일 현재 1919.90으로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펀드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3.99%로 원금을 까먹고 있다.

따라서 올해 역시 투자처를 못 찾는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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