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경호] 천인 프로젝트
‘千人(천인) 프로젝트’. 2008년 중국의 국가적인 과학인재 양성계획이다. 해외 브레인 1000명을 귀국시킨 뒤 장기적으로 50만명의 과학브레인을 더 유치한다는 것이다. 지난 20∼30년간 중국은 해외 브레인을 끊임없이 불러들였다. 파격적 대우에 조국근대화라는 애국심을 불어넣자 해외 과학자들의 가슴은 갈수록 뜨거워졌다. 해외파의 귀국러시는 매년 이어졌다.
중국은 3년 전 우주정거장을 건설했다. 지난해 유인우주선을 쏘더니 창어3호 탐사위성을 달에 착륙시켰다. 과학자 우대정책이 중국을 세계최강으로 만들고 있다. 중국은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며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08년 2월.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과학기술부가 사라져 버렸다. 명예로 산다는 과학기술인들의 가슴에는 좌절과 회한만 남았다. 과학기술계와 정보통신계의 치졸한 밥그릇 싸움이 낳은 예고된 참사였다는 자조도 나왔다. 그해 2월 대통령장학생인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 150명은 미래과학자의 꿈에 젖어있었다. 그런데 청와대 연례 초청 오찬이 돌연 과천 국립과학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이 대통령 대신 치사를 했다. 대통령 일정을 거물급 정치인이 바꿔버렸다는 후문이다.
지난 6일 외신 사진 한 장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달 탐사위성 창어3호 발사에 참여한 과학자들을 격려하는 장면이다. 중국은 물리에서 2명, 화학에서 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20일 한국과학자상 시상식은 초라했다. 대통령은커녕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아닌 국장급 과학기술조정관이 시상했다. 한국과학자상에 격려 대신 대폭 깎인 상금만 남았다.
1971년 설립된 카이스트 전신 한국과학원은 ‘과학기술 한국’의 상징이었다. 당시 귀국한 해외파 브레인과 70년대 학번 이공계인들이 30년 후 우리를 먹여살린다. ‘황의 법칙’을 만든 황창규 KT사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30년전 한국인들의 그 열정은 사라지고 중국인들이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한국의 이공계생들이 의·치대나 로스쿨, 해외로 속속 떠난다. 해외 브레인들은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로 간신히 버티는 한국. 이공계 기피를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미래부가 뒤늦게 나섰다. 공과대 대수술에 나서고 이공계 기피를 막을 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미래부 대책보고서가 G2 중국을 따라잡을 묘책이 될까.
김경호 논설위원 kyung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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