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택배' 첫 공판에서 일베 회원 고개 떨궈

[쿠키 사회] 1980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폄하·비하하는 ‘홍어 택배’ 합성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일간 베스트(일베) 회원 A씨(20)에 대한 첫 공판이 28일 광주지법 202호 법정에서 열렸다.

광주지법 형사 5단독 장재용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앳된 외모의 A씨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에게 잘못했다”고 거듭 고개를 떨궜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법정에 나온 A씨는 재판장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변호인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았다. A씨는 재판장이 자신의 신원과 혐의내용 등을 확인하는 동안 고개를 줄곧 숙인 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발언을 자제하던 A씨는 공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법정을 빠져 나왔고 밖에서 대기하다가 질문을 던진 취재진에게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의 변호인은 앞서 ‘거주지가 대구’라는 이유를 들어 재판 관할 법원을 대구로 옮겨달라고 신청했다. 관할 이관에 관한 결정은 12일 열리는 다음 공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가 이에 동의하면 대구지검이 다시 A씨를 기소하고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공판 이후 취재진과 마주한 변호인은 A씨가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취재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변호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은 A씨에 심정에 대해 “A씨가 나이가 어려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잘못을 했다”며 대신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해당 5·18 유가족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변호인의 답변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5·18 단체는 그동안 A씨가 한번도 사과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경진 5·18 부상자회장은 “5·18 관련자와 유족 중 누구에게도 A씨가 진심으로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오로지 재판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거짓말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춘식 5·18 유족회장는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5·18 당시 숨진 아들의 관 옆에서 오열하는 어머니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해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글과 함께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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