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건설사, CEO 교체 바람… GS건설, 임병용 사장 선임

건설사 수장들이 이래저래 좌불안석이다. 실적 악화뿐 아니라 4대강 비리 조사 등으로 침체돼 있는 회사 분위기를 돌리기 위한 경영진 개편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상징적인 사례는 최근 단행된 GS건설의 대표이사(CEO) 교체 건이다. 지난 12일 열린 GS건설 이사회에선 CEO인 허명수 사장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대신 재무통인 임병용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새 CEO로 선임됐다.

허 전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CEO로 취임해 위기상황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건설업계에선 오너 일가인 허 전 사장이 비리 사건이 아닌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GS건설은 1분기에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건설도 4대강 사업 담합 의혹에 연루된 서종욱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내자 지난 14일 기획, 영업부문을 담당해 온 박영식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실적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건설도 지난달 CEO를 양희선씨로 교체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TX건설도 최근 CEO를 전격 교체했으며, 동양건설산업도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찾으면 CEO 교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17일 극심한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분위기 쇄신을 위한 CEO 교체와 조직개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에 21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 2438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SK건설,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현대산업개발 등의 CEO도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회사 관계자들은 “1분기는 적자였지만 연간 실적은 영업 흑자가 예상된다”, “정기인사가 끝났으며 CEO는 사내외 신임이 두텁다”며 CEO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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