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호남 배제 논란 속 박근혜 ‘호남 챙기기’ 눈길

한나라당에서 ‘호남 배제’ 논란이 거세지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호남 챙기기 행보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2일 “박 전 대표의 정책자문단 책임자급들 인사 중에 호남 출신이 많이 있다”면서 “박 전 대표 주변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호남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뒤 “박 전 대표는 그 분야에 필요한 능력이나 열정, 신뢰를 갖고 접근을 하지 출신 지역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광주 서구 출마 선언과 관련, 박 전 대표가 “꼭 당선돼야죠”라고 격려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홍준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모두 충청권 인사로 천거하면서 “호남을 포기하자는 거냐”며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박 전 대표 측의 이 같은 기류에 당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측근들은 박 전 대표의 호남 애착이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표가 2004년 당 대표 시절에도 호남을 방문하고 현지 민심을 듣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것이다. 2006년 1월엔 당 인재영입위원회가 광주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나라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훌륭한 인재들이 정치권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호남 지역에서 많은 분이 들어오신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박 전 대표 주변 인물 중에는 제법 눈에 띄는 호남 출신 인사들이 있다. 대변인격인 이 의원 외에도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성헌 의원(전남 영광)이 있다. 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두 서강대 교수 역시 전남 나주 출신이다. 박 전 대표가 자주 만나는 정책자문단에는 호남 출신 인사들이 1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박계 의원들은 실명 공개는 다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성헌 의원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긴 어렵다”면서도 “학계는 물론 문화·예술계 등 분야별로 여러 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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