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 깨뜨린 국악 무대·객석은 하나다… 들소리 ‘월드비트 비나리’ 공연
국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마당놀이도 판소리도 민요도 애초엔 생활과 함께하면서 저절로 흥이 나는 것들이었는데 말이다. 음악이 삶과 분리되고, 공연장이 마당을 대체하면서 국악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그 무엇’으로 굳어져버렸다.
오는 24∼26일 서울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되는 들소리의 ‘소원성취 콘서트-월드비트 비나리’ 공연은 무대와 관객이 분리되지 않았던 옛날의 한국 음악을 추억하게 할 만한 공연이 될 듯하다. 한국음악의 정체성을 고심하면서도 관객과 유리되지 않기 위한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비나리하다’는 앞길의 행복을 빌며 덕담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이번 공연도 ‘비나리’라는 콘셉트로 설명할 수 있다. 마당놀이를 모티브로 해 관객들의 소원을 비는 무대인 것. 성공, 사랑, 건강기원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뱃노래’ ‘상사몽’ ‘오고타’ ‘들놀이’ 등의 음악이 펼쳐진다. 소리꾼의 소리를 덧입은 사물놀이가 정신없이 휘몰아치는가 하면, 애절한 피리가 극장을 온통 장악하기도 한다. 신명을 옮겨 받는 우리 민중음악 특유의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무대다.
굳이 ‘월드비트’라는 수식어를 단 것은 자부심의 표현. 비나리 공연은 한국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각광받아 왔다. 2003년 싱가포르 쇼케이스 공연을 시작으로 50개국을 돌며 공연한 경력도 갖고 있다. 주목받은 것은 2005년 3월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월드뮤직 페스티벌 ‘워매드(WOMAD)’에 초대되면서부터. 문갑현 대표는 “창단 초기 공연 횟수를 제대로 집계하지 못했지만 이제까지 1000번 이상은 공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들소리 측은 “이번 공연이 국내 무대로의 전환을 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주 열리는 해외 공연 탓에 들소리의 단원들 역시 저 옛날 역마살 낀 소리꾼들처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들의 공연을 지켜본 관객이라면 국악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도리 없을 것이다. 서양음악과 접목하며 서서히 퓨전화되는 국악에 거부감을 느꼈던 관객도, 장중하고 고풍스러운 음악이 갑갑했던 관객도 부담없이 받아들일 법하다. 이들은 7월에도 국립극장과 극장 용 등지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70분. 티켓 가격은 3만∼5만원 선이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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