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단속반’ 차량 동승해보니… 유사석유 ‘눈속임’ 갈수록 지능화

Է:2010-11-30 19:15
ϱ
ũ
석유관리원 ‘단속반’ 차량 동승해보니… 유사석유 ‘눈속임’ 갈수록 지능화

지난달 10일 밤, 경기도 수원시 외곽의 한 주유소. 한국석유관리원 소속 단속요원들과 경찰관 3명이 들이닥쳤다. 석유관리원이 유사석유를 몰래 판매하고 있다는 소비자 제보를 입수, 보름 가까이 끈질긴 단속활동을 벌인 끝에 유사경유 판매 사실을 확인한 뒤였다. 이 주유소에서는 전자계산기로 위장한 리모컨과 사무실 천장에 숨겨둔 수신기, 유사경유와 일반경유를 따로 저장해둔 이중탱크시설 등이 적발됐다.

유사석유와의 전쟁이 치열하다. 유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세금 탈루를 목적으로 일부 사업자들이 유사제품 유통·판매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유사석유 취급 여부를 검사·적발하는 석유관리원의 검사요원과 함께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석유관리원 주차장에서 일명 ‘비노출 검사시험차량’에 올랐다. 겉보기에는 일반 차량과 똑같았지만 선팅 처리 된 뒷좌석 쪽에는 유사석유를 판별할 수 있는 간이시험장치가 실려 있었다. 김성민 대리는 “검사원과 검사차량이 노출되지 않도록 일반 차량에 시험 장비를 설치한 것”이라며 “일반검사 차량보다 적발률이 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용인 ○○IC 인근의 한 주유소. 유사경유를 판매하는 것 같다는 제보가 접수된 곳이다. 일반 보일러용 등유는 경유와 구별하기 위해 빨간색 착색제와 식별제를 첨가하는데, 이 두 가지 첨가제를 뺀 등유를 경유에 섞은 제품이 유사경유다.

주유소로 진입한 검사 차량이 2번 주유구 앞에 정차하자 김 대리는 백미러로 주유원을 힐끗 쳐다보면서 “어, 직원이 바뀌었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주유소 직원의 경우 검사원들의 얼굴을 미리 알아채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석유관리원 직원들은 노출을 피하는 편이다.

김 대리는 경유 1만원어치를 넣은 뒤 주유소에서 1㎞ 정도 떨어진 공터로 이동했다. 이어 뒷좌석으로 이동해 노트북과 연결된 검사 장비를 가동시켰다. 주유소에서 넣은 경유 일부가 검사 장비로 투입된 뒤 15분쯤 지나자 노트북 스크린에는 다양한 곡선이 그려진 그래프가 떴다. 검사 결과 정상 제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리는 “주유구마다 시험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며칠 뒤 다른 주유구를 한 번 더 체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사석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최종 판명 날 경우 주유소 측은 해당 자치단체로부터 과태료 또는 사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갈수록 유사석유 단속 업무는 어려워지고 있다. 유사석유의 유통·판매 수법이 점점 지능·전문화되고 있기 때문. 정품과 유사제품의 저장고를 따로 두고 스위치를 조작하는 ‘이중탱크’ 방식은 고전에 속한다. 수년 전부터는 발바닥으로 ‘이중 밸브’ 스위치를 조작해 유사제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리모컨 조작에 이어 전자계산기로 위장한 리모컨까지 등장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유사석유를 사용하면 차량의 연비와 출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연료장치의 부식으로 엔진 고장을 유발한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용인=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