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돈 조반니’] 오페라, 그 이상의 감동과 전율!
세계 최고의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약혼자 있는 아름다운 여인 돈나 안나의 방으로 몰래 들어간다. 돈 조반니에게 농락당한 여인 돈나 안나가 소리를 지르고, 그녀의 아버지는 돈 조반니에게 결투를 신청하지만 돈 조반니의 칼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스페인에서만 1003명의 여자를 건드린 전설의 플레이보이는 방탕하게 살다가 회개를 거부하고 끝내 지옥불에 떨어진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돈 조반니’의 탄생 비화가 영화로 태어났다. ‘카르멘’, ‘피의 결혼식’ 등 오페라 작품을 영화화하는 데 일가견을 가진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8세기를 배경으로 작곡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시인 로렌조 다 폰테와 그의 스승 카사노바가 등장하는 화려한 시대극이다.
영화는 시인 다 폰테의 삶을 따라간다. 유대계 이탈리아인이었던 그는 베네치아에서 신부가 되지만 행실이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추방돼 추천서 하나를 달랑 들고 빈의 살리에리를 찾아간다. 뭐 하다 왔는지 모를 젊은이가 마뜩찮던 살리에리는 그를 모차르트에게 보내고, 숙명적으로 만난 둘은 ‘피가로의 결혼’과 ‘돈 조반니’ 등 걸작 오페라를 탄생시킨다. 거쳐간 애인들의 명단을 노트 하나에 가득 적을 수 있는 다 폰테와 오페라 주인공 돈 조반니가 겹쳐지는 가운데, 다 폰테는 베네치아에서 한눈에 반한 적 있는 여인 아네타를 만난다. 아네타가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것이다.
비발디의 ‘사계’,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오페라 수록곡들의 선율이 귀를 즐겁게 하는 가운데 시대를 초월한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예술가들의 인생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음악에 미친 나머지 병이 자신의 몸을 파고드는 줄도 몰랐던 모차르트의 파리한 얼굴, 황제가 듣거나 말거나 저 마음 가는 대로의 음악을 기필코 만든 뒤에야 소진해가는 생명의 불꽃. 말년이 시들어 간다 해도 그들이 천 년 동안 남길 이름에 비하면 바위에 낀 이끼 같은 것 아니겠는가. 스페인 배우 마리아 발베르드가 맡은 아네타의 눈부신 아름다움은 덤이다.
또 하나, 영화의 배경이 되는 베니스와 빈의 풍경이 모두 오페라 무대처럼 꾸며졌다는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거리거리의 건물, 산, 먼 발치의 경치 등이 그림이나 사진을 세워 만들어졌다. 영화 속 오페라와 오페라 밖 영화의 경계가 혼미하고, 오페라 ‘돈 조반니’의 배우들과 영화 ‘돈 조반니’의 배우들은 겹쳐진다. 나름대로의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15세가. 14일 개봉.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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