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커피값 아껴 후배 장학금… “나도 기부천사!” 개인 나눔 확산
소수의 재력가나 기업의 뭉칫돈으로 마련되던 대학의 외부 장학금이 최근 동문과 교직원의 자발적 소액 기부로 바뀌고 있다. 구호단체 후원금도 개인후원자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손쉬운 기부 방법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부문화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십시일반 장학금 확산=이화여대 공과대학은 2008년 11월부터 ‘한 사람이 2년간 매월 4만원씩 모아 후배의 학자금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교원과 동창 40여명이 ‘공대사랑 1-2-4’라는 장학금을 모으고 있다. 공대 측은 오는 12월 약정금액 5700만원이 모이면 내년 1학기부터 5명 내외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상호 공과대학장은 6일 “하루 커피 한 잔 정도만 안 마셔도 모을 수 있는 적은 돈이지만 국제적인 여성 공학지도자를 배출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2007년부터 ‘후배사랑 장학금’을 운영 중이다. 현재 동문 160여명이 매월 1만∼3만원씩 기부해 매학기 3명의 학비 전액을 지급하고 있다.
성적 장학금을 받은 연세대 의대 재학생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다른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전액 또는 일부를 기부한다. 지금까지 학생 112명이 2억7000여만원의 장학금을 다시 내놓아 61명의 다른 의대생을 도왔다. 또 연대 상경·경영대 졸업생 600여명은 지난해 12월부터 하루 1000원씩 ‘연대 블루버터플라이 캠페인’에 기부하고 있다. 이들은 4년간 10억원을 모아 후배 25명에게 4년 학비 전액과 교환학생 연수비 등을 지급한다.
◇다수의 소액기부 형태로 변신 중인 기부문화=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매월 3만∼5만원을 기부하는 개인후원자 수는 지난해 31만8591명으로 2005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후원금에서 개인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 굿네이버스도 마찬가지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전체 기부금 가운데 92%를 개인후원자(월 1만∼3만원 기부)의 기부금으로 채웠다. 개인기부자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01년 1만명이었던 신규 개인후원자가 지난해 10만명으로 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나눔을 통해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는 기부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 도우면서 자신의 가치 확인’=전문가들은 기부문화의 최근 변화가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이타적인 욕구 확산과 기부 인프라 구축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조한혜정 교수는 “현대사회의 비인간적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 일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각종 기부단체와 재단이 자리를 잡아가고 온라인 기부 인프라가 확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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