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대란’ 복지시설 직격탄 김치 구경 못한다

Է:2010-10-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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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배추값 때문에 사회복지시설이 식단에서 배추김치를 빼거나 양을 줄이고 있다. ‘김치대란’으로 인한 피해가 저소득층에게 우선 집중되는 분위기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을 상대로 하는 복지시설 급식에서 조만간 배추김치가 사라질 전망이다. 이들 시설은 당분간 남은 김치로 수요를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치가 떨어진 이후 뚜렷한 조달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장안동 장안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당 2700원에 공급받던 김치 가격이 3700원으로 급등했다”며 “현재는 어르신들께 ‘드실 만큼만 덜어서 드시라’고 부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계동 북부종합사회복지관도 납품받던 김치 가격이 배 가까이 인상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희영 사회복지사는 “지난해에는 김장김치를 500포기 담갔지만 올해는 100포기도 못할 것 같다”며 “김장김치를 어르신에게 한 사람당 두 포기 정도씩 나눠 드렸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복지시설에서 구체적인 지원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매년 대학이나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김장 나누기’ 봉사활동도 차질이 예상된다. 대전 소재 목원대는 다음달 20일부터 교수와 학생 등 300여명이 참여해 김장을 담가 대전 시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계획했지만 폭등한 배추값 때문에 몇 포기를 담글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현재의 배추값이라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매년 2000∼3000포기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잘해야 300포기 정도밖에 담그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가 역시 교내식당 식단에서 배추김치를 다른 김치로 바꾸거나 김치가 들어가는 메뉴를 빼는 식의 궁여지책을 마련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지난달 29일부터 식당 반찬에서 김치의 양을 줄였고 김치가 들어가는 음식도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 서울대 생협 김태수 팀장은 “생협 직영 식당에서 식사하는 인원은 하루 2만명 이상인데 최근 업체 측에서 배추 물량이 달려 김치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통보를 해와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와 국민대는 최근 배추김치를 깍두기로 대체했고 학생식당에는 양해를 구하는 공문을 붙였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배추를 주로 사용해온 어린이집 관계자들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연남동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한살림 등에서 유기농 배추만 공급받았는데 최근 물량이 없어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어쩔 수 없이 텃밭에 농사를 짓는 사람을 수소문해 김장 배추 100여 포기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 갈현동 소리나는 어린이집 관계자는 “배추는 비싸서 못 사더라도 열무를 사서 김치를 담글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유기농을 고집하기 때문에 더 힘들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임세정 김경택 기자, 대전=이종구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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