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터치’ 김완선·이주노가 원조/듀스·클론도 무명그늘 딛고 햇빛가요계에 ‘반짝가수’란 말이 있다.‘반짝가수’란 ‘인기 생명력’이 짧은 가수를 일컫는 그다지 명예롭지 않은 ‘호칭’이다.미국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원 먼스 스타’라는 말이 있다.직역하면 한달 동안 무대에서 활동하다 슬그머니 사라지는 스타란 뜻이다.일반적으로 반짝가수를 지칭할 때 발라드 가수보다 댄스 가수에게 혐의를 두게 된다.그러나 실제로 가요계를 주도해온 그룹이 오랜 기간 동안 무명생활을 거친 늦깎이 댄스 가수들이란 걸 알고나면 이들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9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댄스뮤직이 전성기를 이룬 데는 늦깎이 댄스 가수들의 역할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늦깎이 댄스 가수들은 먼저 스타가 된 다른 가수의 무대에서 백댄서로 활동하다 훗날 팀을 만들어 데뷔하는 순서로 가요계에 등장했다.이들중 대부분은 오랜 무명 기간을 보상이라도 받듯, 대형 스타로 발돋움했다.
백댄서 출신의 늦깍이 가수들의 성공률은 주목할 만하다.이들은 80년대의 김완선부터 HOT에 이르기까지 댄스뮤직의 주축을 이뤄 왔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을 탄생시키기도 했다.그리고 이들은 ‘듀스’‘클론’‘R.ef’같은 대형 댄스 가수로서 계보를 이어왔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가요계엔 ‘백댄서’란 개념조차 없었다.방송국에서 월급을 받는 전속 무용단이 가수들의 무대에서 춤을 추던 시절이기 때문이다.‘백댄서’라는 프리랜서 안무가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80년대 초반기에 KBS와 MBC 양대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청소년대상 쇼프로를 신설하면서부터였다.80년 봄 프로 개편때 먼저 신설된 MBC ‘영 일레븐’에 뒤이어 KBS의 ‘젊음의 행진’이 가세하면서 ‘짝꿍’같은 신세대 안무팀이 등장했다.‘짝꿍’은 방송국 전속 무용단과는 달리 아마추어적이면서도 신선한 무대를 연출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제작자들은 이들중 인기가 많은 멤버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스카우트 하기도 했는데, ‘최초의 아이돌스타’라 불리는 박남정, ‘소방차’ 멤버들이 바로 ‘짝꿍’ 출신이다.
가장 먼저 가요사에 기록된 백댄서 출신 가수는 김완선이다.후에 ‘마돈나’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대형 여가수가 된 김완선은 16세 나이로 데뷔하기 전 ‘인순이와 리듬터치’에서 백댄서로 활동했던 ‘리듬터치’ 출신이다.‘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도 김완선과 함께 춤을 추었던 ‘리듬터치’ 멤버중의 한 사람이었다.
유명스타를 가장 많이 배출시킨 ‘가수’는 박남정과 현진영이었다.불행히도 두 사람은 자신의 무대에서 ‘조연’ 역할을 했던 백댄서들보다 훨씬 더 빨리 무대에서 사라졌다.
박남정과 함께 ‘프렌즈’에서 활동했던 가수는 ‘인순이와 리듬터치’에서도 활동했던 이주노와 박철우, 그리고 새로 합류한 양현석이었다.현진영과 함께 활동했던 백댄서팀인 ‘와와’ 출신 가수로는 ‘듀스’의 이현도와 고 김성재, ‘클론’의 강원래와 구준엽이 있다.신세대 가수중 HOT의 인기멤버 강타도 중3때 유영진의 백댄서로 데뷔했다.
가요계에서도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인자가 성공한다는 논리는 성공한 백댄서 출신 가수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백댄서 출신 스타 가수들(이경희 기자의 타임클릭)
많이 본 기사
국민일보가 꼼꼼히 읽어보고 선정한
오늘의 추천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