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벗어나 내인생 내가 개척”예견은 돼왔던 일이나 발표는 기습적이었다.
27일 오후2시 여의도 민자당사 기자실.
노태우전대통령의 아들로 이날 오전 민자당 대구 동을지구당 조직책에 전격 임명된 29세 청년 재헌씨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그동안 재헌씨의 조직책임명을 놓고 연희동측과 청와대의 가교역할을 했던 대구 달서을출신의 최재욱 사무부총장은 몹시 초조한듯 연신 담배를 입에 물었다 뗐다했다.
출입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현정권에 대한 대구사람의 정서를 감안할때 무소속출마가 더 나을텐데 민자당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는게 첫 질문.
『당이란 이념이 맞아야하는 것이지 시류의 유불리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민자당이 이상형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내게 맞는 정당이란 생각에서 입당했습니다』
TK정서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현지에 오래 있지 않아서 뭐라 한마디로 얘기하긴 어렵다.다만 과거와 다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것만은 사실이다.원인이 일목요연하지는 않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시간을 갖고 차츰 해결책을 모색해보겠다』고 비교적 매끄럽게 「예봉」을 비켜갔다.
답변을 위해 애써 대비한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전직대통령 아들이란게 정치생활에 어떻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나.
『짐이 될수도 있고 득이 될수도 있다.나하기에 달린것같다.잘해나가면 순작용을 할것이고 못하면 역작용할 것 아닌가』
기자들의 질문이 차츰 집요해지자 최부총장은 『수능시험문제가 너무 어려운것 같다』고 측면지원을 했다.
박범진대변인도 『어려운 질문에는 그저 허허 웃기만 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최연소 지구당위원장이 될텐데 2세 정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로 내가 2세정치인인데 뭐라 얘기할 수 있겠는가.다만 결과로 (잘못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
다음 총선시 박준규전의장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상황을 생각해본 적 있나.
『박의장님을 모셨던 사람으로서 그 어른과는 사적으로 많은 상의를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노씨는 북친이 대통령 재직중이던 지난 91년 12월부터 4개월가량 당시 박의장의 국제담당비서관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스탠퍼드대학 정치학박사과정이수중이며 의장비서관외에 동경대 객원연구원으로 있은게 경력의 전부.
1백85㎝의 훤칠한 키의 이 최연소지구당조직책은 나름대로 부친의 후광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의해 발탁됐음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는 인상이 역력했다.
최부총장은 「1차관문」을 통과한 것이 대견스럽다는 표정으로 『정치에 소양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영석기자>
「2세 정치인」 노재헌씨/“믿어주세요”(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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