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물통 끌어안고 빠져나왔다”… 맨몸 탈출 주민들 망연자실

Է:2025-07-18 18:38
ϱ
ũ

물바다 충남·영호남 피해 속출

충남 1200명 넘게 대피시설 새우잠
물빠진 집도 가게도 온통 흙투성이
새벽부터 피해 복구나섰지만 막막

지난 17일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됐던 대구 북구 노곡동의 한 주택에서 18일 주민과 공무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날 집중 호우로 노곡동 일대가 물에 잠겨 주택과 상가 20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주민 20여명이 소방당국 도움으로 구명보트 등을 이용해 대피했다. 연합뉴스

역대급으로 강력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주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엄청난 양의 비에 손 쓸 새도 없이 피해를 입었다.

18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충청권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물벼락 쏟아졌다. 충남 서산·홍성·천안, 광주 등에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서산에 438.9㎜, 광주에 426.4㎜, 홍성에 353.3㎜, 천안에 301.1㎜, 서청주에 240.3㎜의 비가 내려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광주는 1939년 기상관측 이후, 서산은 1968년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이 때문에 18일까지 광주·전남에서 1000건이 넘는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 시민들은 기록적인 폭우에 발만 동동 굴렀다. 광주 북구 신안동은 물이 찼다 빠진 후 온통 흙투성이가 됐다. 인근 식당 등 가게 주인들은 새벽부터 물을 퍼내느라 이미 지쳐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살면서 이런 비는 처음”이라며 “장사를 어떻게 다시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북구 용봉동 북구청 사거리 일대에서 차량 침수 피해를 당한 김모씨는 “물이 더 차면 못빠져 나올 것 같아 차를 버리고 서둘러 대피했다”며 “실제 침수 피해를 겪어보니 공포스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충남 지역 주민들도 허탈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충남 서북부 지역을 덮친 기록적 폭우로 12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시설 신세를 져야 했다. 지난 16~17일 ‘200년 만의 폭우’로 불리는 호우로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산사태로 매몰됐던 주민 6명은 다행히 모두 구조됐다. 도내 도로 수십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비닐하우스와 농경지 1만2500㏊ 이상이 물에 잠겼다. 전통시장 등의 점포 수백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집이 물에 잠기자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충남 당진시 한 주민은 “밤이라 서로 붙잡고 겨우 집에서 빠져나왔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빈 물통을 안고 헤엄쳐 빠져 나온 주민도 있었다.

대구에서도 15년 만에 북구 노곡동이 물에 잠겨 주민 26명이 고무보트에 몸을 실어야했다. 이 곳은 2010년에도 폭우 때문에 주택과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대구시는 이번 침수 때 제진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문제는 아직 비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해상에서 비구름대가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어 19일까지 전국 어디든 시간당 강우량 30∼8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 부산·경남·울산은 최대 200~300㎜ 호우가 내릴 수 있다는 예보도 있다. 대부분 지역에 순간풍속 시속 55㎞(산지는 70㎞) 안팎의 강풍도 예고돼 있다.

지자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집중호우로 하천이 넘쳐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밀양 청도천 일대를 찾아 현장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또 전날 집중호우로 건물이 잠길 위기에 처해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노인 환자 41명, 직원 15명 전원이 구조된 밀양시 무안면 노인요양원도 찾았다.

대구시도 오전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 주재로 시와 구·군 재난관리 부서를 중심으로 회의를 열어 노곡동 등 지역 침수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호우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대형 산불로 산사태 피해 우려가 큰 경북도 역시 산불 피해지역 점검을 강화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영균 홍성헌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