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자회견장에 함께 했다. 국내 기업이 트럼프 집권 2기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함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200억 달러다. CNBC 등 미국 언론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루이지애나주 신규 철강 공장 투자의 일환으로 약 1500명의 직원이 고용될 예정”이라며 “이 공장에서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제조에 사용될 철강이 생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두 개의 자동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조지아주에선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새롭게 가동한다.
백악관은 그동안 트럼프 관세 정책의 효과를 거론하며 현대차를 자주 언급해왔다. 백악관은 지난 10일에도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상호관세 데드라인이 임박하면서 주요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이들 대상국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상호관세 대상이 되는 국가는 지난달 연방 등록공보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밝힌 국가와 유사할 것”이라며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에 대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USTR은 지난달 20일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업계 의견을 요청하는 공보에서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인도, 베트남, 영국, 일본 등과 함께 한국을 무역 적자가 큰 국가로 지목했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81조원)로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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