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오 시장 측근 2명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명씨가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10일 강 전 부시장과 박찬구 서울시장 특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강 전 부시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명씨 측이 주장하는) 13번의 비공개 여론조사, (명씨와 오 시장의) 7번의 만남, 김한정씨와의 3자 회동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오늘 조사는)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씨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앞서 강 전 부시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이든 저든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사람이 없다”며 “김씨가 돈을 지불했다고 하니 김씨는 조사 결과를 받았겠지만 (오 시장은)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했다는 걸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21년 선거 당시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했고,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씨가 그해 2~3월 비용 3300만원을 대납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박 특보가 2021년 1월 명씨에게 ‘시장님 모시고 있는 서울시 ○○입니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2021년 1월 명씨를 두 번 만났지만 명씨 측의 여론조사 기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관계를 끊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었던 강혜경씨를 지난 5일에 이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강씨는 김씨로부터 조사비용 3300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았고, 오 시장에게 유리한 설문안을 짠 뒤 원본 데이터를 오 시장 측에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11일 명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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