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은 25일 열릴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국민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준비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은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측은 단순히 파면 사유 나열에 집중하기보다 탄핵심판 선고 이후 우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24일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변론 전략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진술문을 직접 작성하며 최후 발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에 출석하지 않아 대리인단이 최후진술을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에서 최후진술을 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최후변론에서 12·3 비상계엄이 법적 요건을 갖춘 ‘평화적 계엄’이라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등에서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변호인들은 “대통령 뜻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계엄 선포에 따른 사회적 혼란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의 뜻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최후진술 시점에 맞춰 진술문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회 대리인단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종 회의를 하고 변론에서 강조할 쟁점들을 점검했다.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소추위원들이 보내준 내용을 모아서 어제 10시간 동안 집필해 밤 11시에 최후변론을 마무리했다”며 “윤 대통령이 왜 파면돼야 하는지, 윤 대통령 주장이 사실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비상계엄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지난 18일 9차 변론에서 이미 탄핵사유에 대한 입장을 한 차례 정리했다. 국회 측은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포괄적으로 짚고, 헌재 결정 후 우리 사회의 갈등 상황 및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헌재는 양측에 2시간씩 종합변론 시간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또 정 위원장과 윤 대통령에게는 시간제한 없이 최종 의견진술을 허용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 당시 국회 측은 1시간15분(75분)가량으로 최후진술을 마쳤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5시간(300분)에 걸쳐 마라톤 변론을 벌였다.
파면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은 윤 대통령에게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한 국헌문란 목적이 있었는지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표결을 방해할 의사가 없었고, 체포조 운용 의혹에 대해선 위치 확인, 동향 파악 차원이었다고 주장한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국회 장악 시도는 ‘중대 헌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1호의 위헌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태화 이형민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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