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PC에 인텔의 노트북용 프로세서 ‘루나 레이크’를 형상화한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고 명령하자 수초 만에 달과 호수를 표현한 그림이 화면에 나타났다. 음성과 문자 명령을 동시에 인식해 생성형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이 인텔의 AI 프로세서를 만나 빠른 속도로 구현됐다. 인텔은 내년까지 자사 프로세서를 탑재한 AI PC를 1억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인텔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애로우 레이크)와 200V 시리즈(루나 레이크) 제품군을 발표했다. 애로우 레이크는 데스크톱용, 루나 레이크는 노트북용 프로세서다. 루나 레이크는 삼성전자 갤럭시 북5 프로 360, LG전자 그램 프로 등 7개 제조사 AI 노트북 신제품에 탑재된다. 갤럭시 북5 프로 360은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LG전자 그램 프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인텔은 새로운 프로세서의 전력 효율성을 특히 강조했다. 애플과 퀄컴의 ARM 설계 방식이 인텔이 점령한 PC 시장을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인텔의 x86 칩에서 독립해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고, 퀄컴도 모바일에 이어 PC용 프로세서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아직 PC 시장에서 ARM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ARM은 5년 내 윈도 PC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잭 황 인텔 세일즈 전략 매니저는 “x86 배터리 수명이 ARM보다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루나 레이크는 초저전력과 배터리 수명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루나 레이크가 전작 대비 전력 효율을 50% 개선해 한 번의 충전만으로 최대 20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인텔은 올해 AI PC 출하량이 4000만대에 이르고, 내년에는 1억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기대보다 PC 판매가 부진했지만 내년부터는 AI PC 시장 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HP 등 PC 제조사들은 잇따라 AI PC를 출시하며 침체된 시장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배태원 인텔코리아 대표는 “AI PC 플랫폼 혁신을 통해 콘텐츠 제작, 게임, 사이버 보안, 스트리밍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든 사용자가 일상과 업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국내 기업과도 협력해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