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올여름 전력 수요가 거듭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다만 전력 당국은 원전·태양광 등의 공급 능력 확충에 힘입어 당분간 전력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최대 전력 수요는 93.5GW(기가와트)로 1년 전 같은 날보다 8.6% 많았다. 전국 최대 전력 수요는 올여름 들어서만 지난 5일(93.8GW)과 12일(94.5GW), 13일(94.6GW) 세 번째이나 여름철 최대 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전력거래소는 광복절인 15일은 산업용 전기 수요가 일부 감소해 최대 전력 수요가 85.5GW로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여름철 전력 수요는 2021년(91.1GW), 2022년(93.0GW), 지난해(93.6GW)를 거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왔다. 갈수록 여름이 길고 더워지면서 냉방 수요가 증가한 여파다. 올해 서울은 지난달 31일부터 16일째 폭염 경보가 지속됐다. 열대야 일수도 역대 2위인 24일을 기록했다. 광복절 이후에도 무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전국 낮 기온은 8월 셋째 주(15~22일)에도 30~34도를 유지한다. 최대 체감 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35도에 이를 예정이다.
급증한 수요에도 이번 여름 전력 수급 상황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최대 수요가 발생했던 13일 전국의 예비전력은 10.1GW, 예비율은 10.7%를 각각 기록했다. 통상 전력 수급은 예비율이 10%를 넘으면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한다. 이달 들어 예비율이 10% 아래로 내려간 것은 12일(8.8%)과 5일(9.0%) 이틀뿐이다.
이는 과거보다 증가한 전력 공급 능력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최대 공급 능력은 104.2GW로 역대 여름 기준 지난해(104.3GW)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22년(99.7GW)과 비교하면 4.5GW가 늘었다. 특히 전체 26기 중 21기를 가동하고 있는 원전의 기여도가 높다. 1.4GW 규모의 신한울 2호기가 지난 4월 상업운전 대열에 합류한 것도 반가운 대목이다. 태양광 설비로부터 나오는 전력도 지난해보다 2.7GW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분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당국은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새로 건설한 발전기를 시운전 투입하는 등의 비상 예비자원 가동으로 최대 7.2GW의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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