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일 브리핑에서 공개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및 통화 주요 내용에는 ‘사이버 레커’들이 유튜버 쯔양을 두고 주고받은 발언이 적나라하게 나왔다.
이들은 “나도 돈 좀 받게 동생 좀 꽂아주십쇼. 형님 혼자 드시지 마시고”라며 공갈을 독려하거나 부탁하는가 하면 “일단 영상을 대충 만들어서 쯔양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 등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또 “이거 2억은 받아야 될 것 같은데” “그냥 한 3000 받아”라며 공갈 액수를 조율해주기도 했다.
이렇듯 이들은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라고 자칭하며 정기모임 등을 통해 결속을 다졌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정보를 실시간 공유했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와 형사5부(부장검사 천대원)는 이날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구제역 등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를 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쯔양을 상대로 범행하면서 범죄 수법과 갈취 금액을 공유하거나 조언하는 등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겉으로는 사회 고발과 공론화를 통한 정의 실현을 내세웠으나 사회적 강자를 상대하지 않고 대부분 힘없는 개인이나 약점 잡힌 유명인을 상대로 한 거래에 주력했다”며 “특히 구제역 등은 쯔양에게 거액을 갈취했음에도 논란이 되자 자신들이 피해자를 지켜주려고 활동한 흑기사인 것처럼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구제역은 쯔양에게 “사이버 레커 연합회에도 제보가 들어갔다. 공개되지 않도록 유튜버들과 기자들을 관리하려면 500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위세를 과시했다. 또 “공론화되길 원치 않으면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 달라”며 촬영을 강제했고, 2021년 10월에는 “네가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했다. 카라큘라와 크로커다일은 구제역에게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것이 이익”이라는 취지로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구제역과 카라큘라는 다른 피해자에 대한 공갈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각각 2021년 10월과 2022년 6월 아프리카TV BJ의 스캠코인 사기 의혹을 거론하고 협박해 2200만원, 3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검찰은 쯔양과 관련한 구제역의 명예훼손 혐의 등 추가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사적 제재’를 내세워 특정인의 약점이나 사생활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에 유포하는 사이버 레커로 활동하면서 구독자 증가에 따른 광고 수입 외에도 약점 폭로와 맞바꾼 금품수수 등 공갈 범행을 수익 모델화한 약탈적 범죄를 자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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