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모회사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 언급하며 철저히 법에 따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을 맡은 서울회생법원은 두 기업의 자산과 채권을 동결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구 대표 등 3명을 고소·고발 사건에 앞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26일 “큐텐그룹 자금 추적 과정에서 불법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에 따라 구 대표 등 3명에 대해 즉각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검찰 요청이 있던 당일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기·횡령·배임 등 이들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를 검토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자금줄이 막히고 현금 유동성이 악화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기업이 지난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서 제출한 것을 기점으로 전격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회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를 중심으로 7명의 검사를 투입해 즉각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피해 규모가 막대한 민생침해 범죄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검찰은 이번 사태를 ‘구조적 경제범죄’로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경영진의 사기 횡령 배임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물품 대금 지급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판매자들과 계약한 것에 대해 사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사기적 행위’로 규정하고 “정부가 시장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는 ‘시장에서 반칙하는 행위’를 강력히 분리하고 격리시키는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당부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사건을 안병욱 법원장이 재판장으로 있는 회생2부에 배당했다. 회생법원은 채무액이 3000억원이 넘거나 중요사건일 때 법원장 재판부에 배당하는데, 이 사건은 두 경우 모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에 앞서 이날 두 기업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채무자가 마음대로 회사 자산을 처분해 특정인에게 편파 변제하거나, 일부 채권자들이 강제집행 등으로 회사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통상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채권자 동의를 받아 회생계획안을 승인하기까지 반년 정도가 걸린다.
법원은 다음 달 2일 티몬과 위메프 대표자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다. 티몬 위메프가 별도로 신청한 ARS(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재환 이형민 양한주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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