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서 명품가방을 받은 2022년 9월 13일 이를 돌려주라는 지시를 당일 저녁 김 여사로부터 받았다는 대통령실 행정관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김 여사 측은 반환 지시를 잊고 있다가 ‘서울의소리’ 명품가방 보도 2주 전쯤 미반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바나콘텐츠 직원 출신으로 김 여사를 보좌해 온 유모 행정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유 행정관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반환 지시와 미반환 사유 등을 진술했다. 앞서 최 목사는 2022년 9월 7일 디올 쇼핑백 사진을 올리고 “맘에 드실지 모르지만 핸드백 하나 장만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유 행정관의 일정 조율을 통해 9월 13일 최 목사와 김 여사 간 면담이 이뤄졌다. 유 행정관 진술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그날 최 목사가 건넨 선물이 명품가방인 줄 모르고 있다가 저녁에 내용물을 확인하고 가방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다만 그해 11월 초 김 여사의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이사 문제 등 현안이 겹쳐 실제 반납됐는지 확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행정관도 다른 업무 등을 처리하느라 깜빡하고 가방을 돌려주지 못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26일 명품가방 수수 사실을 공개했다. 서울의소리 측은 국민일보에 “당시 보도를 위해 보도 2주 전쯤 김 여사와 대통령실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서울의소리 요청으로 명품가방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던 중 미반납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대통령기록물 여부 등 검토에 들어가면서 김 여사의 추가 반환 지시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당 가방은 대통령실이 잠정 보관 중이다. 검찰은 명품가방 실물도 확인할 방침이다. 대통령실에 공문을 보내 가방을 임의 제출받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김 여사 등을 상대로 실제 반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게 불가피해졌다는 관측도 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검찰이 고발을 각하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소환조사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부인은 돌려주라고 지시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는 변명을 믿어줄 국민은 없다”며 “김 여사의 법적 책임을 지우려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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