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 측이 8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착수 이후 김 여사 측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검찰과 김 여사 측은 조사 방식과 관련해 원론적 수준의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구체적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이날 국민일보 통화에서 “최 목사와의 대화 내역 등 검찰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조사 여부나 방식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일반적으로 소환 조사, 제3의 장소에서 대면 조사, 서면 조사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고 최 변호사는 처벌규정이 없는 행위에 대한 소환조사는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검찰에 밝혔다고 한다.
최 변호사는 “법률가로서 개인 의견을 얘기한 것이지 김 여사 의사와는 무관하다”며 “조사 여부나 방식이 나오면 그때 (김 여사와)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최 변호사는 디올백 선물과 관련해 ‘최재영 목사의 청탁은 없었고 축하 의미로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맞는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최근 김 여사 측으로부터 최 목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제출받았다. 최 목사는 2022년 1월 말 “동향이신 것 같다”며 김 여사에게 접근했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최 목사가 대화 내용 상당 부분을 누락한 채 검찰에 낸 것으로 본다. 반면 최 목사는 “초기 카카오톡 대화는 휴대전화를 분실해 원본을 제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목사는 이 전 대표 등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접근하려 한 말”이라며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본질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 안팎에선 김 여사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민주당 검사 탄핵 추진과 이 전 대표 수사로 야권과 검찰 간 강대강 대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봐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 공개소환은 폐지됐으니 비공개 조사하고, 귀가 후 외부에 알리는 식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여러 경우의 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이형민 기자 j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