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찐 총리와 개별 면담을 했다. 이 회장과 찐 총리는 반도체 등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대(對)베트남 누적 투자금은 약 224억 달러(약 31조1000억원)에 달하며 현지에서 약 9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관보 VGP에 따르면 이 회장은 찐 총리에게 “베트남의 성공은 삼성의 성공이고, 베트남의 발전은 삼성의 발전”이라며 “삼성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베트남에 투자할 예정인데, 3년 후에는 삼성베트남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에 연 1000만개의 노트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모듈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찐 총리는 3일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전날에는 정 회장이 찐 총리와 개별 회동했다. 찐 총리는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다. 정 회장은 찐 총리에게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찐 총리는 같은 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 스마트 도시 개발과 관광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과도 만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찐 총리 주재 한국 재벌 총수 간담회에서 “100년 효성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효성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약 5억5000만 달러(약 7600억원)를 들여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탄소섬유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베트남의 우대 정책이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4년 동안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액은 794억 달러(약 110조원)까지 늘었다. 수교했던 1992년보다 2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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