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최근 만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3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공화당의 선거를 지원해온 다른 부유한 기부자들과 함께 머스크를 만났다”면서 “그는 이 자리에서 머스크를 칭찬하며 조만간 일대일로 만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선거 자금을 공급해줄 ‘큰손’ 찾기에 공을 들여왔고, 머스크는 추산 보유 자산이 2000억 달러(267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고 갑부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원한다면 혼자만으로도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의 재정적 우위를 없애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최근 사기 혐의 민사재판 1심에서 패소해 최소 4억5400만 달러의 ‘벌금 폭탄’을 선고받았다. 이것 외에도 여러 건의 민·형사 재판에 걸려 있어 상당한 액수가 법률 비용으로 나가는 형편이다.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머스크의 지인들은 그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이 재선에 실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2022년 중간선거 때 1억7000만명이 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팔로어들에게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공개 촉구했으며, 같은 해 10월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뒤에는 2020년 대선 이후 차단됐던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미국의 다른 억만장자들과 달리 역대 대선에서 큰 액수의 기부금을 낸 적이 없고, 여타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비슷한 규모로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주요 사업들이 연방정부와 각종 계약, 보조금 혜택 등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돕기 위해 돈을 쓴다고 결심하지 않아도 그의 목소리 자체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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