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삼공사 정관장 ‘6년근 홍삼’ 효능 논란

Է:2011-09-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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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인삼공사 6년근만 판매…전문가 “4년근, 값 싸도 성분 차이 없어”

[쿠키 건강] 면역력 개선은 물론 혈압이나 혈당 조절, 항암 효과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홍삼.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선뜻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은 홍삼 제품이 왜 고가이고, 업체별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이며, 제품을 고를 때 무엇을 확인해 봐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업체의 광고 외엔 소비자가 알고자 하는 홍삼 제품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삼 제품을 큰 돈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과연 6년근 홍삼만이 최고의 효능을 자랑하는지도 의문이다. 국내 홍삼 시장에 관한 불편한 진실, ‘건강레이더 This’가 알아봤다.

인삼은 크게 밭에서 캐낸 수삼과 수삼을 쪄서 건조한 홍삼, 찌지 않고 건조한 백삼 3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홍삼은 뿌리삼을 그대로 쪄낸 홍삼 원삼 제품과 농축액이나 음료로 변신시킨 가공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수삼은 보통 4년근이나 5년근의 소비 비중이 높다. 하지만 홍삼 시장에서만큼은 유독 6년근 수삼을 이용한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홍삼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 제품만을 출시하고 있고, 제품 가격 역시 가장 높다. 이는 홍삼 제품의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기준을 제공하는 셈이고, 더불어 한국인삼공사의 마케팅 덕에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6년근 홍삼만을 선호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4년 발표된 한 연구논문은 6년근만을 최고로 대접하는 시장 분위기를 뒤엎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논문은 홍삼의 약효성분을 대표하는 지표물질인 사포닌, 이른바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4년근과 5년근, 6년근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정부기관이 펴낸 보고서에도 이와 같은 사실은 명확히 기재돼 있다. 진세노사이드의 경우 인삼 동체 바깥쪽, 즉 껍질 부분에 많고 6년근은 4년근에 비해 크기만 다소 커질 뿐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삼 가공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인삼의 외관보다는 사포닌 함량과 같은 기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인삼공사 측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자체 연구·분석 결과, 6년근이 4년근에 비해 사포닌과 산성다당체 함량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6년근 정관장 홍삼을 정기적으로 음용하는 국내 소비자가 약 200만 명에 달하므로 앞으로도 6년근만으로 홍삼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다. 한국인삼공사가 주도하는 음료나 농축액 같은 홍삼 가공 제품류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뿌리삼 제품보다 기형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올해 5월 농림수산식품부가 펴낸 인삼통계자료집을 보면, 홍삼 가공 제품류의 수출대비 국내 점유율은 무려 91.9%에 달한다. 가공 제품 수요 비중이 높은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한국인삼공사가 수십여 년 동안 과도한 이익을 취해 온 것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4년근 홍삼과 6년근 홍삼, 또 메이저 제조사의 제품과 기타 업체 제품의 가격이나 유효성분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비교 결과, 인삼공사 제품의 경우 가격은 가장 높은 반면 진세노사이드 함량은 낮았다. 반면 4년근 홍삼제품의 경우 저렴한 가격 속에서도 일부 제품에서는 진세노사이드 함량 면에서 더 뛰어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 인삼이나 홍삼 시장의 가격거품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농가 입장에서도 6년근 인삼을 재배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4년근 인삼을 6년근 인삼으로 재배하기 위해선 2년이라는 기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삼 농사는 5년에서 6년 사이에 병충해로 절반 이상을 망치기 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전신인 전매청 시절부터 계속돼 온 폐쇄적이고 고가 지향적인 시장환경을 바꿔 나가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농촌진흥청의 한 관계자는 “6년근 홍삼에 편중된 틀을 깨려고 하면 기존 인삼공사나 6년근을 만드는 회사가 언젠가는 타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정부의 우려는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삼공사라는 거대 메이저업체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홍삼 시장. 독점체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시장구조가 형성되면서 인삼공사의 고가정책에 경쟁업체나 소비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정관장을 브랜드로 내세워 성공을 거둔 한국인삼공사가 더이상 우리나라의 공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1996년 인삼 전매제가 폐지됐고, 한국인삼공사는 2002년 민영기업으로 전환했다. 게다가 인삼공사 주식 지분의 60% 가량은 해외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정관장의 판매 수익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 나가는 셈이다.

중국과 미국 등 신흥 인삼강국의 도전으로 천년 인삼종주국의 위상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 인삼 산업. 그 위상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 연구와 함께 독점적 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격 선택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한국 인삼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제품개발 노력 등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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