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Art Nouveau·18~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예술 양식) 스타일의 대표 작가인 알폰스 무하(1860~1939)의 작품이 몰입형 멀티미디어 전시로 재탄생했다. 지난 22일부터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알폰스 무하 이모션 인 서울’전이다.
알폰스 무하는 체코 출신의 장식 예술가로 아르누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현대 일러스트레이터의 시조로도 불리는 그의 작품은 여성의 곡선과 섬세함이 담겨 있으며, 파스텔톤의 작품이 큰 특징이다. 아르누보 테마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식품과 생활용품을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슬라브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강했던 무하는 18년간 슬라브 민족사를 기록한 20연작 작품인 ‘슬라브 대서사시’를 완성했다. 하지만 1939년 독일의 프라하 침공으로 나치에 체포된 후 고문을 당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의 어머니는 무하가 성직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실제로 그는 여덟살 때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무하의 작품을 디지털화해서 재현하는 ‘아이무하 프로젝트(iMUCHA PROJECT)’ 일환인 이번 전시는 지난해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된 전시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시회 총감독은 2017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된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를 제작한 미칼 드보르자크(사진)가 맡았다. 6년 만의 방한이다.
드보르자크 총감독은 지난 21일 DDP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무하의 예술성에 경이로움을 다시금 느꼈다”며 “관람객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관은 총 4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의 주요 작품을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무하의 스케치와 채색 작업, 무하가 그렸던 포스터가 걸린 19세기 파리의 거리, 프라하의 성 비투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슬라브 대서사시’ 등을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작업을 위해 3년간 300명의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했다.
무하의 대표작인 ‘지스몽다’ ‘연인들’ ‘사계’ ‘네 가지의 예술’ ‘네 가지의 보석’ ‘모나코 몬테-카를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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