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여성의 날이 8일 115주년을 맞았다. 한 세기 넘는 시간에 걸쳐 전 세계 여성은 그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직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종교와 문화적 관습을 이유로 많은 여성이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했다. 이후 이란 전역에서는 여성의 죽음에 항의하고 여성 인권을 주장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 여성의 히잡 착용은 의무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은 여성의 순결을 강조하며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머리 수건을 싸서 가려야 한다고 가르친다.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여성 할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잘못된 사회적 관습에 따른 것으로, 여성 할례는 대부분 마취와 소독 없이 비위생적 환경에서 행해진다. 여성들은 수술 부작용으로 평생 통증과 출혈, 누공 등의 합병증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기독교에서 평등은 여성과 남성 모두 하나님이 뜻하신 복된 삶을 누리는 것이다. 갈라디아서 3장 28절에 따르면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성 인권 이슈는 지속해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는 사이비·이단인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가 과거 여자 신도들에게 저지른 성범죄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홍콩 출신의 여성 메이플씨는 다큐멘터리에서 실제 모습을 드러내고 정씨의 인권 유린을 고발했다.
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목회자의 성추문은 이전부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아울러 일부 보수 교단에서는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박신원 실장은 “성폭력 피해자의 99%는 여자 성도다. 교회와 목회자들이 여성의 역할과 리더십 성비 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한국교회법학회(이사장 소강석 목사)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성폭력, 출산, 경력단절 등 여성이 감당해야 할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와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큐메니컬 기독여성운동단체인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도 여성의 날 성명서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 불평등, 혐오가 사회를 잠식하고 있다”며 “사회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선구적인 성평등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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