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데이터센터

Է:2022-10-18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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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준 논설위원


위키리크스가 미국 정보기관의 대규모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2013년, 한 시민단체는 국가안보국(NSA) 데이터센터가 있는 유타주로 달려가 시위를 벌였다. NSA 데이터센터는 수십만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느라 매일 640만ℓ의 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시위 단체는 주정부에 이 냉각수 공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물이 없으면 센터 기능이 마비되고 NSA 정보망은 눈 뜬 장님이 된다. 빅브라더 기관에 타격을 입힐 약한 고리로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것이다.

세상이 급속히 디지털화하면서 데이터센터도 덩치를 키워 지금은 축구장의 몇 배 면적에 10만개 이상 서버를 보관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보편화했다. 엄청난 양을 처리하고 저장하니 문제가 생기면 정부든, 기업이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서 보안에 골몰해왔다. 아마존은 세계 9개국에 산재한 데이터센터 100여곳의 정확한 위치를 2018년 위키리크스에 해킹당할 때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방산업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터라 테러나 공격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를 “인터넷이 사는 공간”이라 부르는데, 사람이 사는 터전처럼 인터넷의 공간도 기후변화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각각 북극권에서 가까운 핀란드와 스웨덴에 데이터센터를 갖춘 것은 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냉각 시스템 관리가 용이해서였다. 트위터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의 이상고온 탓에 새크라멘토의 데이터센터가 마비됐다. 애틀랜타와 포틀랜드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간신히 먹통 사태는 피했지만,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의회는 트위터의 데이터센터 보안 및 관리가 취약하다고 폭로한 내부고발자를 불러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데이터를 가진 자가 세상을 얻는 시대. 데이터로 우리 삶을 좌우하려던 카카오가 정작 데이터 관리는 넋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당한 일이다. 김범수 의장은 국회에 가서 뭐라 해명하려나….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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