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예대금리차)가 매달 공시된다. 기존 3개월이었던 공시 주기가 1개월로 단축되고, 신용점수 구간별 가계대출 금리도 함께 공개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과도한 예대금리 격차 해소를 위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은행이 과도한 예대금리차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매달 각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전체 대출의 예대금리차 평균뿐 아니라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평균이 함께 공시된다.
기존에는 각 은행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3개월마다 경영 실적과 함께 예대금리차를 공시했다.
또 신용평가사 신용점수별(50점 단위) 대출금리가 공시된다. 은행 자체적으로 매긴 등급에 따라 대출 금리를 공시하던 방식을 바꾼 것이다. 금융위는 이달 금리 정보부터 새로 마련된 공시 제도에 따라 공시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예금금리에 대해선 매달 한 번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반영하게 할 방침이다. 또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대출 종류와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원가를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각 은행의 내부통제 부서에서 매년 두 차례 이상 금리산정 체계를 자체 점검하게 할 예정이다. 8월부터는 각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도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이미 내부적으로 금리산정 체계를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시장 자율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가산금리 산정에 활용하는 리스크 프리미엄 등 원가 항목과 마진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예금금리는 대출금리에 비해 느리게 찔끔씩 올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은행권의 수신금리 모범 규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은행이 예대금리차를 줄이려고 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낮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별 경쟁 없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사업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있어야 금리 정상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안은 금리를 특정 수준으로 내리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을 더 많이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출금리 인하 압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