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오기로 기술·자본 한계 극복… 5년 만에 자체 브랜드 드론 출시

Է:2022-04-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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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드론 선두 주자 (주)공간정보

지방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체 브랜드 ‘테라 드론’ ‘테라 호크’ ‘테라 센스’ 등을 잇따라 개발한 공간정보 직원들이 우즈베키스탄 지질광물위원회 간부를 초청해 회사 개발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있다. 공간정보 제공

4차 산업혁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무인비행체 드론은 지상·지하·수상·수중을 가리지 않는다. 자연적·인공적 객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빠르고 신속하게 습득할 수 있다. 종전 수십 수백 명이 장시간에 걸쳐 하던 일을 드론 1대가 거뜬히 담당한다. 첨단 배송·교통 수단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지구촌의 일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활용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부가가치가 뛰어난 제품개발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천문학적 자금 투자와 고급인력 확보 등이 전제돼야 한다. 광주 첨단벤처소로(월출동)에 둥지를 튼 ㈜공간정보는 드론 수요 증가에 사활을 걸고 2016년 드론 제품의 자체개발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지방기업으로는 유례가 드문 도전이었다.

부족한 원천기술은 번번이 넘을 수 없는 고봉준령처럼 여겨졌다. 제품개발에 우여곡절을 겪는 게 다반사였지만 기술력 확보의 관건인 비행제어보드(FCC)개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다. 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유일한 원동력이었다.

기술과 자금의 한계 속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회사 안팎의 싸늘한 시선도 묵묵히 견뎌냈다. 그 결과 지난해 자체 브랜드 테라(TERRA) 드론을 출시했다. 광주지역의 우수한 금형 기술력과 시가 집중 육성 중인 인공지능 기반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큰 도움이 됐다. 테라 드론은 지난해 제16회 VIP 아시아 어워즈에서 ‘2021년 아시아를 빛낸 드론’으로 선정됐다. 초분광, 다중분광 등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센서의 일체성과 원활한 제어기술력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룬 쾌거다.

공간정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들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고정익 테라 호크(TERRA HAWK)를 추가로 출시해 본격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테라 플랫폼’도 개발했다. 국내 최초 드론 기반 3차원 공간정보 플랫폼이다.

공간정보가 띄운 드론의 촬영 영상과 데이터 클라우드, 자체 개발한 웹기반 플랫폼 ‘테라센스’ 흐름도. 공간정보 제공

2020년 이후 AI 중심도시를 추구하는 광주시는 드론 개발 기업의 발판이 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빛고을 드론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드론을 활용한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육성에 적극 동참하는 등 직·간접적 지원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광주시는 ‘하늘 위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드론 교육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군(軍) 최초의 드론 종합교육시설 ‘온빛누리 드론센터’를 향토사단인 31사단에 개원했다. 호남권에서는 유일한 드론 국가실기시험장과 드론 비행연습장을 포함한 드론공원도 대촌동에서 운영 중이다.

공간정보는 덩치가 큰 드론기업들까지 망설이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적 광물자원 보유국 우즈베키스탄에서 2018년 12월 유일한 드론비행자격을 얻은 게 시작이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으로부터 자국의 광산관리, 지질 광물자원탐사에 필요한 드론비행·촬영허가를 드론기업 최초로 받았다. 독자적 주권영역으로 공인되는 우즈베키스탄 영공에서는 공간정보의 드론만이 자유롭게 비행을 할 수 있다. ㈜공간정보는 이를 토대로 우즈베키스탄 지질자원광물위원회 등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와는 3차원 맵핑기술과 드론을 이용한 첨단 농법 시범사업을 벌였다. 공간정보는 오차한계 10㎝의 드론 측량 시스템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국내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진행 중이다. 인력에만 의존해온 측량 작업을 AI 드론측량 위주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전략을 짜고 있다.

국방벤처 혁신기술 사업으로 선정된 ‘소부대 정찰용 초소형 무인비행기(UAV)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10여년동안 실력을 축적해온 농업분야에서도 다계층 농작물 디지털 관측기술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인터뷰] 김석구 대표이사
“비용 적지 않았지만 미래 향한 투자 신념으로 주사위 던져”

“수도권으로 회사를 옮길까 하는 고민을 한동안 많이 했습니다. 기업 인수합병(M&A) 조건으로 100억원 넘는 거액을 제시받기도 했습니다.”


공간정보 김석구(56·사진) 대표이사는 24일 “독보적인 드론 하드웨어와 3차원 디지털 트윈 플랫폼 개발·운영은 중소기업으로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며 “기술개발 비용이 적지 않았지만 먼 미래를 향한 투자라는 신념으로 주사위를 던졌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2014년 ‘무인비행시스템을 이용한 3차원 공간정보 구축·활용에 관한 연구’라는 인공지능(AI)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하지만 원래는 측량·지적 분야를 전공한 공학도다.

국립 목포대 지적학과를 졸업한 후 측량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험준한 산악지대가 많은 국내 여건상 하늘에서 사진을 찍어 측량을 한다면 효율성이 높겠다”는 발상을 하게 됐다. 때마침 무인비행체 드론을 접하게 됐고 직장을 그만둔 뒤 드론 전문기업을 염두에 둔 측량 회사를 창업했다.

“지리정보체계(GIS)와 원격탐사 등을 활용한 국가연구과제를 50건 이상 맡아 기술력을 쌓았다고 자부합니다. 드론은 재해현장, 효율적 국유재산 관리는 기본이고 향후에는 하늘길을 오가는 첨단 교통수단으로 역할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지방기업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꺼리는 비뚤어진 관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구호로만 외치는 지방화보다 실제 고향을 지키는 지방기업이 우대받아야 국가와 지역이 골고루 발전한다는 간절함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패러다임과 고향발전을 이끈다는 신념으로 가던 길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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