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정보를 미리 파악해 주식을 급매도한 사외이사, 계약 정보를 빼돌려 시세차익을 거두게 한 최대주주 등이 적발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4분기 미공개 정보 이용을 포함한 불공정거래 사건 등 16건을 적발, 25명과 법인 19곳에 대해 검찰 고발 등 조치를 했다고 2일 밝혔다.
적발이나 형사처벌이 어려운 내부 거래 범죄로 발생하는 개미 투자자들 피해를 막으려면 감독 체계와 처벌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스닥 상장사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장인 A씨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에게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회계감사 진행 상황을 미리 파악했다. 자료 제출이 부족해 외부감사인이 이 회사에 대한 감사 의견을 거절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게 된 것이다. A씨는 ‘2018년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 공시가 나오기 전 차명 계좌를 통해 갖고 있던 이 회사 주식을 매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비공개 계약 정보를 빼돌려 시세 차익을 챙기게 한 사례도 있었다. B기업 최대주주인 C씨는 코스닥에 상장된 D사의 최대주주 변경이 뒤따르는 경영권 및 주식양수도 계약을 D사와 체결키로 합의했다. C씨는 이 정보를 지인 2명에게 전달했다. 2명은 계약 체결 공시 전에 본인과 친척 명의 계좌를 통해 D사 주식을 사들였다. 계약 체결 공시가 이뤄진 뒤 D사 주가는 급등했다. 계약 정보를 미리 확보해 주식을 사들인 2명은 공시 다음 날부터 보유 주식을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2명뿐 아니라 정보를 건넨 B씨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반복적으로 고가매수 주문을 내거나 주식 리딩방을 통해 특정 회사 주식을 사도록 권유하는 등 시세조정을 시도한 2명도 이번에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증권계좌를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인인증서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선 테마주 종목을 집중 매수, 상한가로 시세를 형성한 뒤 보유 물량을 팔아 시세차익을 거둔 19명도 이번에 적발, 수사기관에 통보됐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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