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이자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이 여섯 번째 부인과 자녀들에게 5억5400만 파운드(874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이혼조정판결이 나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2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총리가 요르단 하야 빈트 알 후세인(47) 공주에게 5억5400만 파운드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금액은 영국 법원에서 진행된 이혼소송 위자료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판결에 따르면 무함마드 총리는 3개월 내에 하야 공주에게 경호비 등으로 일시금 2억5150만 파운드(3972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14세 딸과 9세 아들의 경호비와 교육비 등을 매년 줘야 한다. 이에 대한 보증으로 법원은 2억9000만 파운드(약 4579억원)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명령했다.
하야 공주는 남편이 자신의 불륜을 알게 되자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2019년 초 두 자녀와 함께 영국으로 도피해 양육권 소송을 벌여왔다. 재판 과정에서 무함마드 총리가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하야 공주의 휴대전화 해킹을 승인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하야 공주와 그의 변호인, 경호원들의 휴대전화를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로 도청하도록 했다.
하야 공주와 두 자녀가 막대한 합의금을 받게 된 것에 대해 필립 무어 판사는 “무함마드 총리가 그들에게 가한 심각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들에게 철저한 경호가 필요하다”며 “핵심 위험은 독특하게도 외부가 아닌 바로 남편이자 아버지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으로 중동 왕족의 초호화 생활이 일부 공개됐다. 더 타임스가 공개한 거액의 합의금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연간 경호비 1100만 파운드에는 방탄 차량들을 2년마다 교체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고, 10년에 한 번 저택을 수리하는 비용 1300만 파운드도 들어가 있다.
아이들을 위한 포니 2마리와 말 1마리 유지비 24만 파운드, 다른 애완동물 관리비 4만2000파운드, 간호사·유모·가정교사 비용 45만 파운드 등도 합의금에 반영됐다. 하야 공주를 비롯해 두 자녀는 연간 휴가비도 510만 파운드를 받는다.
하야 공주가 불륜 상대 등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한 사실도 밝혀졌다. 하야 공주는 경호원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가 당사자를 포함한 경호팀 직원 4명이 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2018년 초부터 모두 670만 파운드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