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비만이거나 심한 당뇨병을 동반한 ‘병적 비만’을 수술로 치료하는 비만대사수술이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다. 위 일부를 절제해 섭취량을 제한하거나 영양 흡수를 적게 하는 등 몇 가지 방식이 활용된다.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비만 수술 후에는 전체적으로 영양소 섭취, 흡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비타민이나 철분 등 필수 영양소가 고갈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박영석 교수팀은 국내 처음으로 비만수술 전 환자들의 영양상태를 연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Obesity surgery) 최신호에 발표했다. 2019년 비만수술을 받은 215명을 대상으로 했다.
비만수술 전 가장 결핍이 흔한 영양소는 비타민D로 전체 환자의 80%가 ‘결핍’, 14%가 ‘불충분’에 해당됐다. 비타민D는 칼슘 대사 및 골밀도와 연관이 있다. 수술 후 체중과 근육량이 줄면서 동시에 비타민D 결핍에 의한 골밀도 저하가 동반된다면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 심근경색을 비롯한 만성 심혈관질환 발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이밖에 비타민B1(18.3%) 엽산(14.2%) 철분(11.8%) 아연(7.6%) 순으로 결핍 비율이 높았다. 4가지 모두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결핍 시 각기병(다리에 힘이 빠지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병)이나 빈혈, 면역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엽산 부족은 자녀의 선천성 신경계질환 발병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의 경우 비만 수술을 앞두고 반드시 결핍 여부를 확인하고 보충해야 한다.
박영석 교수는 12일 “비만 환자들은 영양 과잉일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신체활동이 적고 식습관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어 오히려 결핍된 영양소가 많다”면서 “주요 결핍 영양소를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미리 파악해 보충해 준다면 비만 수술 후 영양결핍을 최소화하면서도 건강하게 체중 감량, 혈당 감소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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