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가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해상에서 전도된 가운데 미 해안경비대(USCG)와 소방 당국 등이 기관실에 고립된 우리 선원 4명을 구조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는 9일 골든레이호에 탑승하고 있던 24명 중 20명은 구조가 완료됐으나 현재 4명은 미 해안경비대가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헬리콥터 등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선체 외벽에 구멍을 뚫어 내부를 살피는 작업이 이어졌다. 골든레이호는 8일(현지시간) 오전 1시40분쯤 현지 도선사가 운항해 브런즈윅 내항에서 외항으로 이동하던 중 선체가 옆으로 기울면서 전도됐으며 선박에는 한국인 10명, 필리핀인 13명 등 23명의 선원들과 도선사 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선박은 브런즈윅항에서 약 12.6㎞ 떨어진 지점에서 왼쪽(좌현)으로 기울어 선체의 약 3분의 1가량이 수면에 잠겨 있다. 사고 현장 수심은 약 11m로 선체가 해저면에 닿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 관계자가 사고 당일 오후 6시13분쯤 선체 주위를 돌면서 선체를 두드리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내부에서 두드리는 반응이 있었고 기관실에는 우리 국민 4명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외교부 본부 직원 3명과 현지 주재 공관 직원 5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파견했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이날 오후 미국으로 긴급 출국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사고 직후 본사에 종합상황실을 마련하고 현지에 비상대책반을 꾸리는 한편 인력 6명을 급파했다.
전장 199.95m, 선폭 35.4m로 소형차 최대 7400대를 선적할 수 있는 규모의 골든레이호는 브런즈윅항에서 볼티모어 등을 거쳐 중동 지역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며 글로벌 브랜드의 완성차 4000여대가 실려 있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미주 총괄 임원이 현지 비상대책반을 이끌고 빠른 구조와 적극적인 사고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화물 및 선박유 유출 등의 정확한 피해 상황은 인명구조 후에 확인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골든레이호는 현대해상의 선박보험에 가입해 있다고 밝혔다. 골든레이호의 선박가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현대해상이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재보험사에 상당부분 출재해 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재정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적돼 있던 자동차에 대한 적하보험은 수입사에서 해외 보험사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정 이상헌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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