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스타트업 CEO 10여명과 국회를 찾아 규제로 인한 절박한 현실을 호소했다. 박 회장의 제20대 국회 방문은 12번째로 6월 17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날 동행한 CEO는 김성준 렌딧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류준우 보맵 대표, 손보미 콰라소프트 대표,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 등이다. 박 회장은 전날엔 청년 외식 스타트업 CEO들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찾아 ‘공유 주방’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김종석(자유한국당) 유동수(더불어민주당) 정무위 간사, 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핀테크·O2O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에인절’이 돼 줄 것을 건의했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 들어서고 12번째 국회를 찾았지만 격랑 속에 흔들리는 기업의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며 “규제 정글에서도 일을 시작하고 벌이려는 젊은 기업인들이 있지만 기성세대가 만든 ‘덫’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규제의 덫 상당수가 국회에서의 입법 지연, 공직자들의 소극적 업무 행태, 기득권 저항, 융복합 업종에 대한 이해 부재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의원님들께서 이들의 에인절이 돼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시길 바란다”며 “청년들의 생존을 위한 읍소를 들어주시고 ‘개점휴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속한 입법과 함께 담당 공무원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도 제공해 주시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박 회장과 스타트업 CEO들은 먼저 정무위 민 위원장, 유 간사, 김 간사를 찾아 국회 계류 중인 P2P지원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의 입법을 촉구했다. 김성준 렌딧(P2P) 대표는 “P2P 법령 없이 대부업 규율을 받다 보니 부실업체가 우후죽순 난립해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탄탄히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면 P2P 시장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김 윈원장에겐 O2O플랫폼 분야 스타트업의 에인절이 돼 줄 것을 건의했다. 박 회장은 “가사·출장세차·세탁 등 O2O서비스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보니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는 “가사근로자법 입법 시 3년간 1만여명을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명확한 근로계약, 사회보험 등 법적 요건이 마련된다면 가사서비스 질적 제고는 물론 중장년 여성근로자들에게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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