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 5명 사망·1명 중상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 1대가 17일 추락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해병대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46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이륙한 마린온 1대가 10m 상공에서 시험비행을 하던 중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이 헬기는 정비를 마치고 이륙한 직후 수직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에 탑승했던 해병대원 6명 중 5명이 숨졌다. 정조종사 김모(45) 중령과 부조종사 노모(36) 소령, 정비사 김모(26) 중사, 승무원 김모(21) 하사, 승무원 박모(20) 상병 5명이 사망했다. 정비사 김모(42) 상사는 크게 다쳐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소방대원 1명도 진화 과정에서 부상했다. 군 관계자는 “사고 뒤 오후 5시쯤 불을 다 껐다”며 “군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기체 결함이나 조종 과정에서의 실수 여부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도입한 첫 상륙기동헬기다.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것이다. 해병대는 지난 1월 마린온 2대를 인수했다. 이번에 추락한 헬기는 마린온 2호기다. 해병대는 마린온 1·2호기에 대한 훈련 비행과 임무 수행능력 평가 등을 거쳐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국산 헬기 전력화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45년 만에 처음 도입한 항공 전력이었다. 해병대는 2021년까지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추진하고, 2023년까지 마린온 28대를 단계적으로 실전 배치할 계획이었다. 해병대는 마린온 도입 전까지 미군 헬기에 의존해 왔다. 이번 사고 조사 결과가 기체 결함으로 판정될 경우 이 전력화 일정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린온(MARINEON)은 해병대를 의미하는 마린(marine)과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마린온은 수리온을 개조해 만든 것이다. 수리온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기체 결함 문제가 제기되는 등 안전성 논란을 빚었다.

앞서 마린온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6년 1월 마린온 개발을 완료했다. 마린온의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로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7.62㎜ 기관총 2정을 장착할 수 있다. 해병대는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린온 비행을 중단키로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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