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달면 보험료 깎아준다더니…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깎아주는 할인특약이 인기다. 하지만 비싼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전체 보험료가 오히려 오를 수 있는데, 보험사들은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18일 자동차보험 가입 시 블랙박스 장착으로 할인을 받으면 자차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험사가 고객에게 정확히 고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사들은 블랙박스 설치 차량에 전체 보험료를 3% 정도 깎아주는 특약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차량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자차보험료 인상액이 블랙박스 할인액보다 많을 수 있다. 비싼 차량용 오디오를 설치하면 자차보험료가 오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예를 들어 연식이 오래돼 가액이 200만원 정도인 차량에 100만원 상당의 블랙박스를 달았다고 가정해보자. 블랙박스를 차량가격에 포함시킬 경우 자차보험료가 50% 가까이 뛸 수 있다. 전체 보험료가 3% 내려가더라도 자차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자차보험료 급상승은 고급형 블랙박스를 설치한 일부 극단적 사례로 제한된다”며 “대부분 소비자들은 전체 할인으로 받게 되는 혜택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블랙박스 장착이 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미미해 할인폭을 높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블랙박스를 달더라도 막상 사고가 나면 가입자에게 유리할 때만 영상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장착 차량의 손해율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난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금융위는 오는 4분기부터 보험사에 블랙박스 특약 안내를 강화하도록 했다.

한편 금감원은 절세금융상품 종류 및 가입 시 유의사항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키로 했다. 절세금융상품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주택청약종합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종류가 다양하다. 연금저축상품에 6년(72회) 동안 납입한 A씨의 경우 중도해약을 하자 환급금이 소득으로 분류돼 종합과세를 내야 했다. A씨는 상품 가입 시 이런 안내를 정확히 받지 못했다고 지난 2월 금감원에 민원을 냈다. 금감원은 절세상품의 주요 내용, 가입대상, 의무가입기간과 수수료 등을 ‘금융상품 한눈에(finlife.fss.or.kr)’ 홈페이지에서 오는 9월부터 안내하기로 했다.

보험회사들의 상품 비교도 편리해진다. 보험회사, 보험협회, 보험다모아 홈페이지에서 각각 확인해야 했던 보험상품 공시 코너를 한번에 연계하기로 했다. 보험협회 비교공시 사이트에서 검색한 특정 보험상품을 클릭하면 해당 보험회사 사이트의 상품 공시로 곧바로 이동하는 식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마감시간도 10분 전부터 안내하도록 했다. 일반 은행 ATM은 통상 밤 11시30분에 운영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전등이 꺼지고 문이 닫힌다.

나성원 김지방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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