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하나님의교회 비판 1인 시위 무죄 판결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를 비판했다가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기소됐던 1인 시위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나님의교회를 비판했던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국민일보 2016년 5월 30일자 25면)에 이어 1인 시위자까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음으로서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던 반사회적 종교집단에 대한 비판이 좀 더 자유롭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해 살펴보면 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법리를 오해하는 위법이 없어 상고를 기각한다”고 6일 밝혔다.

하나님의교회 피해자인 강모(42) 조모(49) 배모(38)씨 등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하나님의교회 앞 등지에서 여교주 장길자(73)씨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한 하나님의교회를 비판했다. 피켓시위를 하며 유인물을 배포했으며, 탑차에 게시물도 부착했다.

당시 1인 시위자들은 “하나님의교회는 안상홍을 아버지 하나님으로, 장길자를 어머니 하나님으로 믿는 집단이며 현재 수많은 가정이 가출 이혼 위기에 처해있다” “하나님의교회는 시한부 종말론을 수시로 외쳐서 재산을 갈취하는 사이비 종교다”라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또한 “지금도 많은 가정들이 이혼소송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하나님의교회에 다니는 아내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한 채 이혼소송을 걸어와 위자료와 아이들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심 재판부는 “종교적 목적을 위한 언론·출판의 경우에는 다른 일반적인 언론·출판에 비해 그 자유가 고도의 보장을 받게 된다”면서 “특히 언론·출판의 목적이 다른 종교나 종교집단에 대한 신앙교리 논쟁으로서 같은 종파나 다른 종파의 사람들에게 비판 내용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면 비판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며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대법원은 2심 때와 마찬가지로 1인 시위자들이 화물탑차에 옥외광고물을 설치하고 신도 한명이 캠코더로 촬영하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2만9000원 상당의 캠코더 마개를 손상시킨 것은 유죄로 인정했다.

강씨는 “하나님의교회가 국민일보를 상대로 6억4000만원의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한 것도 우리처럼 안상홍 장길자 교주에 대한 비판과 시한부 종말론에 따른 부녀자의 이혼 가출 현상을 지적했기 때문”이라며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도록 국민일보도 끝까지 싸워 달라”고 부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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