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연금 개혁 제대로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의 활동 시한(2일)이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막판 절충 과정에서 심히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개혁안이 아니라 꼼수로 국민을 우롱하는 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아낀 재정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을 강화하는 데 써야 한다”며 “공적 연금을 강화하는 것이 확실한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보장받기 위해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공적 연금 강화 방안을 오는 8월에 함께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주장도 내놓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예산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적자가 불어나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낀 세금을 다른 연금의 적자 보전에 쓰자는 주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이것은 개혁이 아니고 국민을 속이고 눈가림하는 일”이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비판은 지극히 타당하다. 야당이 막판에 연금 지급률과 연금재정 기여율을 조금이라도 더 공무원 노조의 주장에 맞추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공적 연금 강화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의혹을 거둘 수가 없다. 사실이라면 야당은 공무원 표만 생각하는 것이므로 정당의 자격이 없다.

역시 표를 생각하며 야당과 공무원 노조의 주장에 밀리고 있는 새누리당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현재 공무원이 내는 연금보험료인 기여율은 7%, 평균 연봉에서 수령 연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지급률은 1.9%이다. 이를 각각 9.0∼9.5%, 1.7∼1.79% 범위에서 결정하자는 것이 여야의 잠정 합의 수준이다. 이 정도면 개혁 시늉 밖에 안 된다. 당초 새누리당이 검토하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안’은 기여율 10%, 지급률 1.65%였다. 이래야 겨우 연금의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도다. 이 수준이 되지 않으면 적자로 인한 미래세대의 고통은 여전할 것이다. 여야는 협상 시한을 좀더 연기하더라도 공무원연금을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개혁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