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자신의 공식 직함에 남성형 명사인 ‘미스터’(mister)를 붙여 달라고 요구했다가 철회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부 기관 등에 보낸 공문에서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에 ‘시뇨르’(Signor)나 미스터를 붙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후 총리실은 이날 다시 공문을 돌려 멜로니 총리가 이같은 단어를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번복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하라는 의전 전문가들의 권고가 있었지만 총리 본인이 원치 않아 해당 직함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난 23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공식 직함을 두고 논란을 빚고있다.
앞서 이탈리아 총리실은 그가 취임한 뒤에 나온 첫 공문에서 멜로니 총리를 칭할 때 여성을 뜻하는 정관사 ‘라’(la) 대신 남성을 뜻하는 정관사 ‘일’(il)을 붙였다. 총리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총리를 부를 때 ‘미스터’라는 칭호를 쓸 것을 주장한 것이다.
멜로니 총리의 취임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여성 정치인의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그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거의 내세우지 않는 편이다.
멜로니 총리는 낙태에 대해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할당제 등에도 반대했으며 여성은 오롯이 성과를 통해 평가받아야 함을 강조해 왔다.
실제 멜로니 총리가 임명한 장관 24명 중 여성은 6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에서 사상 최대의 여성 장관이 탄생했던 2014년 마테오 렌치 당시 총리의 경우 총 16명의 장관으로 구성된 내각에서 8명의 여성 장관을 임명한 바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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