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이어 이번엔 전라권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6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극한 호우는 북쪽에서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원인이다. 이같은 공기가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하며 ‘한난경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함께 한랭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고 있어 20일부턴 불볕더위가 재개될 전망이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광주의 일 강수량은 426.4㎜로 7월 극값을 경신했다. 시간당 강수량도 76.2㎜로 관측 사상 7월 1시간 강수량 최고치였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기 전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전라권에서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계속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고 있다”며 “16일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와 만난 것이 충청권이었다면 이번엔 전라권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하층제트의 영향으로 ‘야행성 폭우’의 특징도 보였다. 하층제트는 고도 약 1.5㎞ 부근에서 부는 빠른 바람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한다. 특히 수증기는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양이 늘어나는데 하층제트가 부는 고도는 일반적으로 야간에 낮아진다. 이로 인해 수증기를 더 많이 머금게 된 것이다.
호우는 20일 오전까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19일 밤까지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과 전북, 대구·경북 50∼150㎜(많은 곳 200㎜ 이상)이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엔 20일 오전까지 30∼100㎜(많은 곳 150㎜ 이상)가 내리겠다.
20일 비가 끝나면 전국적으로 폭염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으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다. 이미 제주 해안엔 18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올라가면서 제주도에 이어 남부지방 등 순차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7월 초 이례적 폭염을 가져왔던 것처럼 티베트고기압까지 우리나라를 덮을 진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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