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에 대해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방법은 하책 중 하책”이라며 “반복적으로 쓸 수는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량이 늘면 그에 비례해 주택가격이 오르는 게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그 점을 무시하고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써선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그간 새 정부의 집값 하향 안정화 방향에 대한 의지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와 함께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을 두고는 “시차가 있겠지만, 집값이 오르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정권 초기니까 용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마지못해 동의하지만, 결코 바람직한 행보는 아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소비쿠폰 발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빚이 늘어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더니 지자체로 일정 부분 떠넘겼다”며 “이제 시와 자치구가 부담을 해야 하는데 빚을 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방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데, 소비쿠폰 발행을 위한 지방채 발행은 행정안전부가 정한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달 초 오스트리아 출장 당시 언급했던 ‘공공주택진흥기금’을 서울시에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연 2000억원씩 10년간 2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민간 투자를 유도, 연간 2500개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진흥기금에 대해 “토지매입 지원, 건설자금 융자 및 이자지원 등 실질적인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집을 더 짓게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공공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한때 공공 재개발이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공 재개발을 내세웠던 구역도 민간 재개발로 방향을 바꿨다”며 “어떤 제도가 유용하고 효율적인지는 (이미) 서울 시민의 선택이 이뤄졌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취임 4년 차 시정 화두로 ‘삶의 질 르네상스’를 내세웠다. 취임 3년 차 시정 화두였던 일상혁명을 확장한 개념이다. 그는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가 서울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며 “손목닥터9988, 펀시티, 서울야외도서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한강버스 등의 변화 모두가 삶의 질 르네상스를 향한 퍼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연임 도전을 시사한 오 시장은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 이제부터가 더 치열한 실행과 도전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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