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취소와 관련해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혔다. 정 후보자는 최근 “공소 취소가 맞다”는 주장을 펼쳤었는데, 16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곤 구체적 답변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에 공소 취소를 지시하거나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 있냐’는 질의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아직 구체적·개별적 사건에 대해서 보고받지 못해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공소취소는 현행법상 극히 예외적인 절차인데, 대통령 재판에 이를 적용하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앞서 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한 대학 강연에서 “국민들은 재판이 진행 중인 걸 알고 대통령을 선택했다”며 “공소 취소가 맞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가 끝나면 재판을 받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제안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현재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중 대장동, 대북송금 사건 등 3개 재판이 1심에서 멈춰있는 상황인데, 검찰은 해당 재판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공소취소를 재판부에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공소취소는 기소 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 등 사유가 필요하다.
주진우 의원은 “언론에는 공소취소라고 가이드라인을 주고, 인사청문 질의에는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국민들께서 납득하실지 의문”이라며 “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대통령 공소취소에 대해 그 원칙과 기준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묻는 질의에 대해 “헌법상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서 사면의 실시 여부 및 범위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정 후보자는 SBS라디오에서 “정치적인 고려 말고, 조 전 대표나 그 가족들이 받았던 형들이 너무 불균형하고 과도했다”며 조 전 대표의 사면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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