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님들이 찬양 인도하는 대학은 처음 봤습니다.”
박성규 총신대 총장이 부러운 듯 내뱉은 말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충남 천안 백석연수원에서 진행되는 ‘백석학원 목사·교수 영성수련회’ 나흘째 현장에서다.
박 총장 말대로 이번 수련회에는 휴가 대신 6박 7일간 영성훈련을 택한 백석대학교·백석문화대학교·백석예술대학교 소속 목사·교수 100여명이 참석했다. 교수들은 기타를 잡고 찬양을 인도하고 하루 세 번씩 이어지는 집회를 주도하며 교수이기 전에 신앙인·목사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겼다. 이번 수련회 강사로는 박 총장 외에도 김은호 오륜교회 설립목사와 김한배 광은교회 원로목사가 나섰다.
이날 설교 주제는 ‘다시 알려야 할 복음’. 박 총장은 복음의 뜻을 고대 전쟁의 승전 소식에 빗대어 풀어냈다. “패배하면 노예로 살아야 했던 백성에게 ‘기뻐하라,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하던 병사의 전갈처럼 복음은 우리를 죄의 종살이에서 자유롭게 하는 소식입니다.” 신약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을 인용한 박 총장은 “복음은 신앙의 기초이자 내진설계다. 기초가 흔들리면 다 흔들린다. 복음의 기초가 튼튼한 신학생, 대학생이 많아져야 한국교회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 총신과 백석이 그런 복음의 용사를 길러내는 학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설교 후 이어진 기도회는 30분이 훌쩍 넘도록 계속됐다. 나흘째 하루 세 번씩이나 기도했으면 더는 기도할 것이 없을 법도 했지만, 교수들은 “기도할수록 기도할 것이 더 많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성종현 백석대 실천신학 교수는 “학기를 보내다 보면 강의와 연구, 집필에 전념하느라 목사로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기도가 깊어질수록 그런 나를 다시 직면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말씀과 기도에 푹 빠져 다음 학기를 위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임교원인 김재환 백석대 상담대학원 교수는 “아이 셋을 키우는 맞벌이 아빠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면 하나님을 깊이 생각할 틈이 없었다”며 “새벽부터 밤까지 성령님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진형 교무부장은 “교수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동역자로 다시 세워지는 것이 이 수련회의 가장 큰 힘”이라고 했다.
백석학원 교수들이 이렇게까지 영적 재충전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에너지를 채워야 학기 중 캠퍼스 선교에 힘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석학원은 ‘대학보다 더 큰 선교지는 없다’는 구호 아래 지난해부터 교직원과 캠퍼스 선교단체가 직접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시간’이라는 뜻의 ‘화목 우주선’을 통해 지난해에만 2298명의 학생이 복음을 받아들였고 이 가운데 310명이 세례를 받았다.
지난 5월 열린 전도 축제 ‘리턴 페스티벌’에는 학생과 교직원, 대학교회 관계자 500명이 전도 부스, 푸드트럭, SNS 이벤트 등을 통해 복음을 전했다. 행사에서 600명 넘는 학생이 예수를 믿겠다고 결심했다. 3학기 만에 복음을 받아들인다고 한 누적 인원은 30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전도 이후에는 ‘평생담임교수제’를 통해 교수들이 결신 학생을 직접 만나 신앙 상담과 세례 교육까지 맡는다. 교수들이 무릎 꿇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구조다.

박찬호 백석정신아카데미 부총재는 “신학 교수들 가운데 방학 중 혼자 2박 3일 정도 기도원에 다녀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아예 함께 모여 기도하자는 교수들의 의견이 모여 지난해 연말 2주간 첫 수련회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제 방학마다 정례화 해 전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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