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유심(USIM) 해킹 사태와 관련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30일 밝혔다.
유 대표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자신은 유심을 바꾸지 않고 유심보호 서비스에만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심보호 서비스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노인 등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대신해 SK텔레콤이 유심보호 서비스를 가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왔다.
유 대표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건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하느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유 대표는 ‘일단 도저히 털릴 수 없는 게 털렸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며 이어진 질문에도 “예”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홈가입자서버(HSS) 3대 외 서버가 절대로 털리지 않았음을 100% 말할 수 있나’라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는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유심을 교체했냐’는 최민희 위원장 질문에 “유심을 바꾸지 않았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의장은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최 회장을 포함해 SK그룹 사장·부사장단의 지난 17일 이후 유심 교체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가 있는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 대표는 “유심보호 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버금가는 수준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층을 위한 유심 교체 예약 신청과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을 SK텔레콤이 임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개인 권리 침해라고 볼 수 있지만, 약관을 바꿔서 임의로 조치하는 방식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전 부처에 유심 교체를 권고한 것을 두고는 “권고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유심보호 서비스로 일단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신규 고객에게는 유심을 제공하면서 유심 무상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고객에게는 유심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리점은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들에게 영업하지 말라고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5월까지 유심 재고를 600만개 확보한 데 이어 6월 말까지 5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대표는 이번 해킹 사고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확인해 드리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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