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을 찾은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이 유예 중인 25% 상호관세를 철폐하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를 두고 최고위급 협의를 하는 가운데 한국은 방위비 문제가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콧 베선트 장관이 이날 동맹국의 안보 비용을 거론하면서 돌발 의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본적으로 지금 상호관세 부과가 된 것을 철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상호관세는 우리가 (계속) 유예받는 (방향으로 협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어 “지금 25% 품목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의 경우에는 대미 교역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신속하게 이 문제는 저희가 풀 수 있도록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관세에 대해 미국 측이 협상 여지를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특별히 그런 것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한미 교역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동차다. 현대자동차와 같은 경우에는 얼마 전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발표한 것들이 있는데 저희가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서 원만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문제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저희가 예상한바”라며 “ 우리가 그동안 준비해 온 것을 갖고 미국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2 협의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안 장관도 방위비 거론 가능성과 관련, “2+2 협의 내용에는 그런 부분들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2+2 협의 미국 측 참석자인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안보와 열린 시장을 계속 제공하면 동맹국들은 공동의 방어에 대한 더 강한 헌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연구소(IIF) 주최 대담 행사에서 “글로벌 경제관계는 안보 파트너십을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의 2+2 협의를 직접 겨냥해서 한 발언은 아니지만, 미국 재무장관이 안보에 대한 동맹국의 ‘헌신’을 요구한 것은 미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와 방위비 문제 등을 하나로 묶는 ‘원스톱 쇼핑’을 강조해온 만큼, 2+2 회의에서 미국 측이 방위비 분담금을 돌발적으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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