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와 피플지 등에 따르면 윤여정은 신작 영화 ‘결혼 피로연’과 관련해 최근 이들 매체와 각각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아들에 대해 언급했다.
윤여정은 “내 개인적인 삶은 이 영화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국가다. 사람들은 절대 공개적으로 또는 자기 부모 앞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내 큰아들이 동성애자여서 나는 아들과의 사이에서 겪은 경험을 이 영화에서 공유했다”고 피플지에 말했다.
윤여정은 또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내 큰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고, 뉴욕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을 때 나는 거기서 그의 결혼식을 열었다”며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밀이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담조로 지금은 아들의 동성 배우자인 ‘사위(son-in-law)’를 아들보다 더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윤여정은 “한국에 돌아갔을 때 어떤 반응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그들은 내게 책을 집어던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마음을 열기를 바란다”면서도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북미에서 지난 18일 개봉한 ‘결혼 피로연’에서 동성애자인 한국계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영화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의 1993년 작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결혼하기를 다그치는 집안의 성화로 위장 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원작은 대만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였지만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로 바뀌었다.
윤여정은 1975년 미국에서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1987년 이혼한 뒤 홀로 아들들을 키웠다. 그는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오스카상) 여우조연상을 받았을 당시 “두 아들이 항상 내게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이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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